김윤철 관악문화원 원장, 어버이날 유공자 선정 국민훈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7일 03시 00분


‘남 위해 봉사’ 스스로 한 약속 31년째 실천
매달 540명 어르신께 목욕비… 매년 700명 어버이날 잔치도

김윤철 관악문화원 원장(왼쪽)이 형편이 어려운 노인과 청소년을 31년간 도운 공로로 6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김윤철 관악문화원 원장(왼쪽)이 형편이 어려운 노인과 청소년을 31년간 도운 공로로 6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어려운 사람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김윤철 관악문화원 원장(69)이 제39회 어버이날 유공자로 선정돼 6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어려운 이웃과 노인단체에 생활비를 지원하는 등 노인 복지에 기여한 공로다.

그는 대구 달성군의 시골에서 태어났다. 집이 가난한 탓에 어려서부터 어렵게 공부했다. 자신처럼 어려운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파, 먹고살 만해지면 남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생각했다.

자영업으로 성공하자 그는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을 실천했다. 서울 관악구에 살면서 노인을 돕기 시작했다. 한두 해가 아니라 31년간.

“관악구에 어려운 어르신이 많거든요. 예전에는 달동네에 사는 노인을 위한 정부 지원도 빈약했어요. 관내에 27개 동이 있는데 1개 동에 20명씩, 모두 540명에게 매달 목욕비라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소득층 노인의 목욕비로 쓰는 돈은 매달 162만 원. 해마다 6000여 명에게 목욕을 시켜 드린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김 원장은 등산과 배드민턴을 하다가 알게 된 노인 700여 명을 초청해 매년 어버이날 잔치를 벌였다. 서울시는 그가 1980년부터 어려운 노인을 위해 13억 원 이상을 썼다고 밝혔다.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 지원에도 힘썼다. 1990년부터 동아꿈나무재단에 204회에 걸쳐 3억9330만 원을 보냈다.

김 원장의 아들인 김대기 고려대 경영대 교수도 지금까지 동아꿈나무재단에 3600만 원을 전달했다. 김 원장은 “언젠가 저는 죽겠지만 제가 하던 일을 자식들이 계속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매달 1000만 원 정도를 여러 곳에 기부한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검소한 생활로 6남 4녀를 키우고 이웃을 돌본 김순금 씨(98·여)에게 6일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여했다. 김 씨는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모친으로 가난한 농가에서 25년간 시부모를 봉양한 효부(孝婦)로 알려졌다.

이민규 씨(54)는 폐질환과 치매로 고생하는 부모를 20년 넘게 보살펴 국민훈장 목련장을, 이숙연 씨(65·여)는 뇌출혈로 움직임이 불편한 시부를 10년 가까이 보살펴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이 밖에 5명이 국민포장, 16명이 대통령표창, 20명이 총리표창, 124명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자로 결정됐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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