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1년 “아들은 안오고 전역모자만 왔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고 안동엽 병장 어머니
‘천안함 1년’ 눈시울 적셔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합동묘역. 따뜻한 봄 햇살 속에 검은색 해군 제복의 장교가 거수경례를 했다. 지난해 3월 26일 천안함 폭침으로 목숨을 잃은 안동엽 병장의 전역일을 맞아 전역 모자를 전해주기 위해 묘역을 찾은 전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이었다. 1주기를 앞두고 묘역을 찾았다가 우연히 마주친 안 병장의 유족들은 최 중령의 참배 모습을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다 봤다. 최 중령이 돌아가자 안 병장의 어머니 김영란 씨(54)는 “아들은 오지 않고 전역 모자만 왔네요”라며 착잡한 심경을 감추려는 듯 애써 웃었다. “명절이면 더더욱 아들이 옆에 없다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진다”며 힘겨워 하던 그였다. 유족들은 전역 모자와 묘역을 바라보며 말없이 눈시울을 적셨다. 1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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