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 있는 미 해군 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항공모함 USS 조지 워싱턴호에서 미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옆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서 있다. [도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총선을 앞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를 “완전히 지지한다”고 밝히기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대일 문제로 격노하고 있다”는 미국 행정부 관계자의 통보가 일본 측에 전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일본이 약속했던 대미 투자의 이행 속도가 느리다는 불만이었다. 일본 정부는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경제산업상을 미국에 급파해 갈등 진화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9일 미일 간 수면 아래 갈등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다카이치 총리를 향한 시선에는 기대와 불신이 공존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지지 배경에는 “대미 투자의 실행이 지연되고 있는 일본에 대한 불신이 뒤섞여 있으며, 미국에 대한 ‘반대급부’를 기대하는 시선도 깔려 있다”고 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해 7월 무역 협상을 타결하며 일본이 5500억 달러(약 80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에 나서는 것에 합의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과의 무역협상을 이끌었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해 말까지 일본의 대미 투자 1호 안건을 확정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1호 안건의 규모가 약 6조엔(약 56조 원)을 넘기면서 계획 수립에 시간이 걸렸다. 합의 목표 시점은 올해 1월 말로 미뤄졌고, 지금은 2월 말로 다시 늦춰진 상태다. 현재까지 가스 발전,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 등 사업을 1호 안건으로 삼겠다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으로 항목이 확정된 것도 없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의도적으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불신감이 커진 상태라고 한다.
특히 미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심리하고 있다. 이에 “일본 측이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집행을 미루다가, 관세가 위헌이 되면 5500억 달러 투자 계획 자체를 백지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총선을 이틀 앞둔 6일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이미 강력하고 현명한 지도자임을 입증했다”며 “미국 대통령으로서 완전하고 전적인 지지(Complete and Total Endorsement)”를 표명했다.
3월 19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산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방위비 추가 증액은 물론,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 신규 및 증설에 10조 엔(약 94조 원) 규모의 일본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 일본 쌀 시장의 추가 개방 등이 거론된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능숙한 협상가”라면서 “그의 ‘전면 지지’ 선언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이 11~14일 미국을 방문해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회담을 갖는다고 교도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총선 압승 이후 사흘 만에 일본의 무역협상 책임자가 워싱턴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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