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캠프서 무시당했던 경험 아파 다문화 친구들엔 그런 슬픔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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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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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글짓기 대상 신민희양, 우수상 받은 같은반 윤희은양
상금 전액 ‘다문화 성금’ 기탁

전국 초등학생 다문화 글짓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신민희 양(왼쪽)과 같은 반 친구 윤희은 양. 두 어린이는 상금으로 받은 70만원을 다문화가족을 위해 써달라며 28일 동아일보에 맡겼다. 사진 제공 계성초등학교
전국 초등학생 다문화 글짓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신민희 양(왼쪽)과 같은 반 친구 윤희은 양. 두 어린이는 상금으로 받은 70만원을 다문화가족을 위해 써달라며 28일 동아일보에 맡겼다. 사진 제공 계성초등학교
“여러 색깔이 어울리는 아름다운 무지개 같은 지구가 됐으면 좋겠어요.” 대구 계성초등학교 4학년 신민희 양(11)은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다문화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양은 최근 사회통합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가 주최한 ‘전국 초등학생 다문화 사회통합 글짓기 대회’에서 ‘우리는 모두 다르지 않아!’라는 글로 대상을 차지했다. 신 양은 28일 “다문화 가족을 위해 써주세요”라며 상금으로 받은 50만 원을 동아일보에 기탁했다. 신 양과 같은 반 친구인 윤희은 양(11)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우수상) 상금 20만 원을 맡겼다.

신 양은 올해 여름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는 이모할머니댁에서 한 달을 지내며 참여한 여름캠프에서 두 번 울었다. 한 번은 백인 아이들한테서 피부색이 다르다며 집단따돌림을 당해서, 또 한 번은 서로 다른 문화가 오히려 더 좋은 친구가 되도록 만들어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흘린 눈물이었다. 신 양은 “처음엔 한국을 아무도 몰라줘 너무 속상했지만 조금씩 서로 마음을 열어가면서 많은 친구가 생겼다”며 “미국에서 처음 무시당했을 때 슬펐던 것처럼 국내 다문화가족을 낮춰 보면 똑같이 마음이 아플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양의 어머니 우희경 씨(38)는 “처음과 달리 딸에게 미국 친구들이 많이 생긴 것을 보고 다문화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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