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개선문 인근 미쓰코시 갤러리에서 5일 시작된 조선 도공 심수관 가문 도자기 전시회에 진열된 작품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가 조선 도공의 혼을 대대로 이어온 심수관 가문(沈壽官家)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5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파리 개선문 인근의 미쓰코시 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이 전시회에는 심수관가의 1대조인 심당길(沈當吉)의 작품에서부터 15대 심수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100점이 전시된다.
전시회 제목은 ‘도자기 4세기, 한국에서 일본까지 도공 심수관 가문의 15대에 걸친 여행’이다. 이 전시회는 일본 아사히신문이 주최하고 주프랑스 일본대사관이 후원하는 행사지만 일본 도예의 근원이 조선 도공으로부터 비롯됐음을 알리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주최 측은 전시회 개막에 앞서 4일 밤 박흥신 주프랑스 한국대사와 한동수 청송군수를 비롯한 한국 관계자들과 프랑스 도예인 등 100여 명을 갤러리에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심수관가의 15대 계승자 심수관(沈壽官·51·사진) 씨는 “한국에서 도자기 기술이 일본으로 전수된 사실을 파리에서 알리고 싶어 이 전시회를 열게 됐다”며 “세월의 흐름 속에 한국의 옛 도자기 작품들이 많이 사라져간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사이토 야스오(齋藤泰雄) 주프랑스 일본대사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온 조선의 장인들이 일본 도자기 기술을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됐는데 그 산증인이 심수관 가문”이라며 “오늘날 일본 도자기의 시조는 한국이고 일본에서 이를 400년간 발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는 12월 1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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