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가이드’ 최고점 등 세계적 요리사 6명 직접 한식 상차림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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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먹고…노랑 빨강 초록의 조화, 입으로 먹고…고추장-된장 소스 독특
“한식 경험없이 요리 만들어 기대 못미쳤다” 반응도
요리사 상훈 드장브르(왼쪽)와 미셸 트루아그로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서울 그랜드볼룸 내 조리실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관광마케팅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론지인 ‘미슐랭가이드’에서 최고점인 별 3개를 받은 이탈리아 출신 요리사 카를로 크라코와 프랑스의 미셸 트루아그로, 한국계로 유명한 벨기에 요리사 상훈 드장브르….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세계적인 요리사 6명이 28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을 찾았다. 모인 이유는 단 하나, 한식의 세계화 때문이었다. 이날 요리사들은 한식 재료를 이용해 애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각각 한 코스씩 총 6코스의 저녁 만찬을 만드는 ‘서울 고메 그랜드 갈라(Seoul Gourmet Grand Gala)’ 행사를 열었다.

○ 요리사 6명이 꾸민 디너쇼

이 행사는 서울관광마케팅과 한식재단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연 ‘서울 고메 2010’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해외 요리사들이 고추장 된장 깻잎 등 한식 재료 앞에서 겪을 문화적 충격, 이를 ‘글로벌 요리’로 만드는 과정 등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행사 전부터 화제가 됐다. 행사 티켓 값이 50만 원이나 될 정도로 고가임에도 예약이 완료됐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등 총 300명이 참석했다.

6코스 중 디저트 2코스를 제외한 4코스를 맡은 요리사들은 ‘한국적 소스 만들기’에 중점을 두었다. 그 시작은 크라코의 애피타이저 메뉴 ‘계란 스파게티’부터였다. 스파게티 국수는 계란을 말려 만들었고, 양념은 고추장 소스와 올리브유를 섞었다. 또 다른 애피타이저 ‘오징어 구이’를 만든 스페인 출신 요리사 페르난도 델 세로 역시 잣을 갈아 만든 ‘잣 크림’을 내놓았다. 그는 “고추장이나 된장 등 한국의 소스는 깊은 향과 맛을 지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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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요리사 카를로 크라코가 만든 애피타이저 ‘계란 스파게티’, 스페인 요리사 페르난도 델 세로의 애피타이저 ‘오징어 구이와 카레향 애호박 샤를로트’, 한국계 벨기에 요리사 상훈 드장브르의 메인 요리 ‘김치와 고추장, 피망 종이, 깻잎을 곁들인 도미’, 프랑스 요리사 미셸 트루아그로의 메인 요리 ‘안동 한우 안심 스테이크’(왼쪽부터).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이러한 분위기는 메인 메뉴까지 이어졌다. 첫 번째 메인 요리 ‘김치와 고추장을 곁들인 도미’를 만든 상훈 드장브르는 고추장을 맵지 않게 풀어 물엿과 섞어 소스를 만들었다. 도미의 비린 맛과 김치의 신맛이 이 고추장 소스로 인해 다소 완화되는 느낌이었다. 트루아그로는 ‘안동 한우 안심 스테이크’에 쑥과 버터를 버무린 초록색 소스를 내놔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하나가 되지 않은 ‘올스타전’

이날 행사에 참여한 요리사들은 한식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 그래서 주최 측은 행사 3개월 전부터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재료를 두세 차례 보내 한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하게끔 했다. 또 요리사들은 한국을 방문해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클럽과 동작구 노량진동 노량진 수산시장을 직접 들러 채소와 수산물 등을 살펴보기도 했다.

그러나 참석한 사람들은 “난해하다”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명 요리사들이 한식 소스 만들기에 머물러 ‘50만 원’ 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 이 행사를 위해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한 호텔 임원은 “요리사들 대부분이 그동안 만들어봤거나 가장 자신 있는 음식에 한식 재료를 그냥 얹어 낸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6개 음식의 간이 너무 짜고 달고 하는 등 ‘톤’이 일정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코스 요리가 한 테마로 일정하게 이어지지 않아 올스타들의 개인기 열전처럼 여겨졌다는 것.

행사 관계자는 “발효 음식에 관심 많은 요리사들도 있었고, 다른 행사에서 창의적인 한식을 선보인 사람도 많았다”면서도 “외국 요리사들이 짧은 시간에 완성된 음식으로 표현하기에는 다소 무리였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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