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김, 순백 리무진 타고 천상의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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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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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 장례식… 유족 등 200명 마지막 길 애도

15일 열린 앙드레 김의 장례식에서 문화계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과 밝은 미소의 고인의 영정에 이어 흰색 천으로 덮인 관이 운구차량을 향해 옮겨지고 있다. 이날 운구에는 고인의 아들인 중도 씨의 친구들이 참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5일 열린 앙드레 김의 장례식에서 문화계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과 밝은 미소의 고인의 영정에 이어 흰색 천으로 덮인 관이 운구차량을 향해 옮겨지고 있다. 이날 운구에는 고인의 아들인 중도 씨의 친구들이 참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국 패션의 거장이 순백(純白)의 마지막 소풍길을 떠났다.

12일 별세한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의 장례식이 유족과 지인들의 애도 속에 15일 오전 6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숙하게 치러졌다.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고인의 장례식은 불교식으로 치러졌으며 유족과 지인, 연예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스님들의 독경 속에서 금관문화훈장과 영정에 이어 고인의 시신은 장례식장 운구 차량으로 옮겨졌다. 영정 속의 고인은 평소 즐겨 입던 흰색 의상을 입고 밝게 웃고 있었다. 평소 흰색을 사랑했던 고인의 뜻을 받들어 고인의 운구차량도 검은색이 아니라 흰색 리무진이 준비됐다.

아들 김중도 씨(30)가 부인 유은숙 씨(35), 세 자녀와 함께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6월 12일 새벽 자동차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배우 권상우 씨도 영결식 내내 함께하며 눈물을 흘렸다.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차량은 고인이 30년 넘게 살았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과 강남구 신사동 ‘앙드레 김 아틀리에’, 지난해 완공된 경기 기흥의 ‘앙드레 김 패션 연구소’까지 고인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곳을 거친 뒤 천안공원묘원에 안장됐다. 묘역은 평소 소탈과 검소를 강조해온 고인의 뜻에 따라 일반 묘역과 비슷한 23.14m²(약 7평)로 마련됐다. 이날 묘역에는 배우 김희선 씨도 찾아 하관 말미 마지막으로 허토(장사를 지낼 때 상제들이 봉분하기 전 흙 한 줌을 관 위에 뿌리는 일)를 하며 고인과의 이별을 슬퍼했다. 김 씨는 1993년 데뷔 직후부터 앙드레 김 패션쇼에 단골 모델로 초대됐으며 최근까지도 한국과 중국에서 열린 앙드레 김 패션쇼의 메인 모델로 활약했다.

“후계자 결정된 것 없다”

한편 앙드레 김의 측근이었던 도신우 모델센터 인터내셔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앙드레 김 브랜드의 후계자 문제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며 “추후 결정되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앙드레 김은 최근까지도 직접 사업을 진두지휘해 오다 갑작스러운 병세 악화로 후계자를 찾지 못하고 별세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마땅한 후계자가 없는 상태이다. 그의 의상실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2004년 아들 중도 씨와 결혼한 며느리 유 씨도 가능성은 있지만 외부에서 그의 철학을 계승하며 글로벌 감각을 가진 디자이너를 새로 영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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