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체험하고 한국서 베트남류 일으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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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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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차세대 여성 인재 20명
숙대 초청 ‘한국문화 체험캠프’
외국인 특별전형 면접도 치러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 캠퍼스를 찾아 학교를 둘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는 베트남 학생들. 숙명여대는 1일 베트남 여고생 20명을 초청해 해외학생 면접을 겸한 한국 체험캠프를 열었다. 원대연 기자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 캠퍼스를 찾아 학교를 둘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는 베트남 학생들. 숙명여대는 1일 베트남 여고생 20명을 초청해 해외학생 면접을 겸한 한국 체험캠프를 열었다. 원대연 기자
영화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뮤직비디오가 화면에 나오자 베트남 소녀들의 눈이 일제히 한곳에 집중됐다. “와, 이병헌이다.” 노래를 같이 흥얼거리는 학생도 있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한 장면을 보여 주자 누가 일러 주지 않았는데도 ‘김범’ ‘이민호’ 등 한국 배우들의 이름이 강의실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한류 스타 팬모임이 아니라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 여학생들의 ‘한국문화체험캠프’ 첫날 모습이다. 숙명여대는 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베트남 여고생 20명을 초청해 해외학생 면접을 겸한 한국 체험캠프를 열었다. 베트남 할롱베이 영재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 20명이 참여했다. 할롱베이 영재고등학교는 한국의 특수목적고와 비슷한 고등학교로 지역의 우수 학생이 몰리는 곳이다.

안민호 숙명여대 한국문화교류원장은 2일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문화교류를 이끌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베트남 여학생들을 초청했다”며 “앞으로 점점 확대될 아시아 시장에서 활동할 주역을 미리 뽑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특별전형의 최종 선발 인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게 되는 면접 과정이지만 학생들은 마냥 신이 났다. 드라마나 영화, 대중음악으로 친숙한 한국이라는 나라에 처음 와 봤기 때문이다. 응우옌티뚜옹비 양(18·여)은 좋아하는 한국 가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빅뱅’을 외쳤다. 응우옌은 “대장금과 주몽 같은 한국 사극을 무척 좋아해 이번에 한복을 꼭 입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초청된 여학생들은 베트남에서 손꼽히는 인재들이다. 이들을 인솔하고 한국에 온 베트남 끄엉닌 성(省) 쭈옹꾸옥쭝 교육국장은 “성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왔으며 이들이 베트남을 대표한다고 해도 손색이 없는 여성 인재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에 열광하는 철없는 여고생들 같지만 한국에서 이룰 ‘꿈’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진지하다. 응우옌타오히엔 양(18·여)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꿈이다. 그는 “드라마에서만 봤던 ‘한류’를 직접 체험해 보고 나중에는 오히려 한국에서 ‘베트남류’를 일으켜 보겠다”고 말했다.

최종 면접시험은 3일 치르지만 이들은 6일까지 한국에 머문다. 이 기간에 ‘눈썰매장 체험’ 등도 준비돼 있다. 숙명여대 측은 “이들을 선발해 결과가 좋을 경우 중국 윈난 성이나 세네갈 등 다른 해외 우수 학생 유치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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