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친구 도우러 갔다 ‘꿈’ 얻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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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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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자원봉사단 84명 캄보디아서 해외봉사 경험
“어려운 환경속에도 밝은 표정 현지 친구에게서 많은 것 배워”

캄보디아 다이엣 시 청소년도서관 건립현장에서 현지 친구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대한민국청소년봉사단원들. 다이엣=이미지 기자
캄보디아 다이엣 시 청소년도서관 건립현장에서 현지 친구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대한민국청소년봉사단원들. 다이엣=이미지 기자

캄보디아 친구들은 방민 군(16·전북 전주시 해성고 1년)을 ‘시끄러운 소년(loud boy)’이라고 불렀다. 캄보디아 친구들과 함께 색동리본으로 휴대전화 장식을 만드는 동안에도 방 군은 쉴 새 없이 말을 걸고 웃고 또 장난을 쳤다. 방 군과 짝을 이룬 캄보디아 ‘버디(친구)’ 모니카 양(17)은 “방민은 소란스럽지만 너무 재밌어서 항상 모두를 웃게 한다”고 귀띔했다.

방 군은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간 캄보디아 컨달 도의 캄퐁참 시에서 지냈다. 그는 매일 오전 6시경 일어나 낮 12시까지 도립청소년센터에서 보도블록을 설치하는 등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시내 쉬아누크 고교로 옮겨 캄보디아 청소년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활동을 가졌다. 함께 온 35명의 한국 청소년들도 같은 활동을 했다. 저개발국가 청소년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2007년 당시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청소년진흥센터가 발족한 ‘대한민국청소년자원봉사단’은 매년 15∼24세 한국 청소년을 모집해 라오스 캄보디아 등 아세안 국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참가한 청소년은 240명으로 캄보디아에는 84명이 다녀왔다. 이들은 수도 프놈펜 인근 도시인 다이엣, 우동, 캄퐁참으로 20∼40명씩 나눠져 10월 27일부터 11월 4일까지 아흐레간 도립청소년센터를 개보수하거나 도서관 짓는 일을 도왔다.

“대부분 저소득층인데 다들 생각보다 밝다”며 환하게 웃는 방 군은 정부에서 매달 120만 원을 지급받는 기초생활수급자. 아버지는 희귀병인 버거병을 앓고 있고 어머니는 10년째 암 투병 중이다. 부모님은 6월 자원봉사단에 지원해 4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방 군에게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말라”며 참가비 40만 원을 손에 쥐여줬다.

캄보디아의 날씨는 11월인데도 한여름 같았다. 2일 방 군이 일한 캄퐁참 도립청소년센터 공사장에도 아침부터 뙤약볕이 내리쬐었다. 봉사단원들은 땀범벅이 돼 흙을 나르고 보도블록을 놓았다. “숙소에 들어가면 다들 피곤함에 쓰러지지만 캄보디아 아이들과 함께 일하고 노는 시간에는 피곤한 줄 모르겠다.” 방 군은 밝게 웃었다.

봉사단원들은 캠프 내내 캄보디아 버디들과 함께 지냈다. 버디는 캄보디아 정부에서 선발한 청소년들로 한국 친구들과 일대일로 짝을 지어 봉사와 문화교류활동을 함께했다. 우동 시에서는 마침 버디 누나의 결혼식이 있어 1일 봉사단원 전부가 피로연에 참석했다. 신부의 동생 참포 군(18)은 그 자리에서 버디 정유경 양(17·전북 당곡고 2년)에게 붉은 스카프를 선물했다.

더위, 해충, 물갈이로 고생한 단원들은 표정만큼은 늘 밝았다. 우동 시 폐회식에서 선보인 탈춤공연을 기획한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조보람 씨(21·여)는 “환경은 열악하지만 아이들 모두 밝고 착해 내가 더 많은 걸 배워간다”며 웃었다.

해외봉사단은 앞으로 총 10개국에 10개 청소년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폐회식을 앞둔 3일 방 군은 “몸은 힘들지만 그걸 감수할 수 있는 게 봉사”라며 “그걸 가르쳐준 캄보디아 친구들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이엣·우동·캄퐁참=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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