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얼짱’ CEO, 인터넷 쇼핑몰 수십억 ‘대박’ 사연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3일 17시 44분


코멘트
바야흐로 인터넷 쇼핑몰 전성시대다. 학생, 주부, 직장인 등은 물론 유명세를 이용한 연예인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쇼핑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소액 투자로 창업할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모두 ‘대박’ 신화를 꿈꾼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쇼핑몰이 생겼다 사라진다. 이들 중 대박의 꿈을 이룬 쇼핑몰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경쟁 또한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21살. 단돈 500만원으로 시작해 5년 만에 연매출 수십억 원을 달성하며 ‘대박’을 터뜨린 소녀가 있다. 옷이 마냥 좋아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시작했다는 ‘핑크바나나’ 장환희(26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를 만나 ‘대박’의 비결을 들어봤다.

2일 오후, 서울 강남 길거리 한복판에서 화보촬영이 한창이다. 영하권을 맴도는 강추위 속에 카메라 셔터 소리가 찰칵거린다. 장 대표는 웬만한 쇼핑몰 화보는 직접 모델로 나선다. 그녀는 “인건비 절감도 되고 초창기부터 해 온 일이라 크게 힘들지 않아요”라며 “‘쭉쭉 빵빵’ 모델은 아니지만 고객 분들이 그런 평범함을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가 처음 쇼핑몰을 시작할 때 가진 돈은 500만원이 전부였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다. 2004년, 지금처럼 인터넷 쇼핑몰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사업은 그리 만만한 게 아니었다. “처음 쇼핑몰을 운영할 때는 돈에는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저 옷이 좋고 예쁜 옷 등록하고 보는 게 만족스러웠죠. 근데 어느 날 보니 옷 한 벌도 팔지 못하는 날이 늘어나더라고요. 월세도 밀리고 부모님께 자꾸만 손을 벌리게 되는 게 너무 죄송했어요.” 야금야금 부모님께 빌린 돈이 급기야 수천만 원이 넘었다. 두세 명 밖에 안 되는 직원들마저 그를 떠났다. 그때부터 이를 악물고 하루 한두 시간만 잠을 자가며 동대문 도.소매점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 “어떤 물건이 잘 팔릴지, 소비자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할지 등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라며 유명 쇼핑몰 분석과 시장조사에 집중했다. 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화보촬영은 직접 모델로 나섰다. 쇼핑몰의 ‘생명’이라고 말할 수 있는 빠른 업데이트를 위해 일주일에 5일을 화보촬영을 했다.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인터넷은 속도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비슷한 옷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빠르게 대응을 해야 소비자들의 눈을 즐겁게 할 수가 있잖아요”라며 판매 전략을 말했다.

장 대표는 몇 년 전 부모님께 빌린 돈을 다 갚았다. 지금은 모든 돈 관리를 부모님께서 하신다. ‘대박’ 사장님의 한 달 용돈은 얼마나 될까? 그는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부모님께 타서 쓰는 편이라 정확히 얼마인지 모른다고 했다. “근데 아무리 많이 써봐야 100만 원을 안 넘어요. 힘들게 벌어서 그런지 돈 1만원 쓰기가 아깝더라고요”라며 자신을 ‘짠 순이’라고 했다. 그는 그 흔한 명품 하나도 없다고 한다. “저희 옷만 몇 년 째 입어서 인지 돈도 돈이지만 저희 브랜드가 편해요. 또 품질도 떨어지지 않고요.”

장 대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얼마 전 남성 쇼핑몰을 오픈했다. 또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국내 대표 온·오프라인 쇼핑몰을 열 계획도 갖고 있다. “제 꿈은 ‘핑크바나나’를 브랜드화 시키는 거예요 아동복, 팬시, 속옷 등 길거리를 지나다니면서 저희 간판을 자주 보는 거랍니다.”

그의 몸에 밴 검소함, 타고난 부지런함 때문에 그가 꿈꾸는 쇼핑몰이 그리 멀지 않아보인다.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shk9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