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프레지던트 김용”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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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미국 뉴햄프셔 주 하노버의 다트머스대 강당에서 열린 총장 취임 축하 예술공연에서 김용 다트머스대 신임 총장(가운데)이 교직원 학생들과 춤을 추고 있다. 사진 제공 다트머스대
21일 미국 뉴햄프셔 주 하노버의 다트머스대 강당에서 열린 총장 취임 축하 예술공연에서 김용 다트머스대 신임 총장(가운데)이 교직원 학생들과 춤을 추고 있다. 사진 제공 다트머스대
美 다트머스대 총장 취임식 날 5000여명 몰려 축제

李대통령 축하메시지 전달… 김총장 “꿈을 가져라” 취임사
사물놀이-재즈-댄스 공연에 인구 1만여명 하노버시 떠들썩

22일(현지 시간)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첫 아시아인 총장으로 공식 취임한 김용 총장을 맞는 다트머스대는 축제의 장이었다.

이날 다트머스대 중앙 잔디광장에서 진행된 김 총장의 취임식을 보기 위해 행사장에는 일찍부터 50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인구 1만여 명의 하노버 시가 김 총장의 취임식으로 들썩거린 셈이다. 하버드대와 브라운대 등 인근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보낸 대규모 축하사절단도 김 총장의 취임을 지켜봤다.

오전 11시경 광장에는 전통복장의 풍물놀이패가 등장하면서 꽹과리와 징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그 뒤로 김 총장이 학교 이사진 및 교수진 등과 함께 나타나자 청중은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다트머스대 이사진 대표와 제임스 라이트 전임 총장, 교수대표, 학생대표 등이 차례로 나와 김 총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사회자가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축하메시지가 담긴 서한을 낭독했다.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국제사회가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에 젊은 세대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 세대는 이전의 어느 세대보다 꿈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꿈을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열정과 실용을 겸비해야 오늘날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취임식이 끝난 뒤에는 축제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었다. 광장 뒤편 중앙무대에서는 대학 합창단, 재즈밴드, 아카펠라, 댄스 등의 공연이 열렸다. 학생들은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던 김 총장과 포옹하며 사진을 찍거나 몸을 흔들며 춤추기도 했다. 취임식장에서 만난 2학년 케이티 곤살레스 씨는 “새 총장님은 학생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며 “대학생 때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는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과 주민은 먼저 다가와 “한국 언론사에서 왔느냐”고 물으며 “김용 총장이 한국에서도 유명한 분이냐”, “한국 학생과 부모들도 다트머스대에 대해 잘 아느냐”고 물어보며 한국에 큰 관심을 표했다. 주민 로저 매스터스 씨는 “1963년부터 총장 취임식에 꼬박꼬박 참석했다”며 “그동안 들어본 취임 연설 중 김 총장의 연설이 가장 감동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1952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만 해도 다트머스대는 흑인도 아시아인도 없는 전형적인 중산층 백인의 학교였는데 한국인 총장이 취임하는 걸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하노버(뉴햄프셔 주)=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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