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름으로… 3형제, 숨진 어머니 뜻 이어 암 환자에 5억 기부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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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기금’ 현판식 15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한명자 암환자 지원기금’ 현판식에서 기금을 기부한 장남 최성준 씨(왼쪽에서 두 번째) 등 삼형제와 이정신 서울아산병원장(왼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어머니의 기금’ 현판식 15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한명자 암환자 지원기금’ 현판식에서 기금을 기부한 장남 최성준 씨(왼쪽에서 두 번째) 등 삼형제와 이정신 서울아산병원장(왼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암과 투병하다 숨진 어머니의 뜻을 이어 아들 3형제가 암 환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5억 원을 기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15일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최성준 씨 등 3형제가 불우한 암 환자를 위해 5억 원을 기부했다”며 오후 6시 암센터에서 기금 현판식을 가졌다. 기금은 고인을 기려 ‘한명자 암환자 지원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된다.

3형제 중 막내인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최기준 교수는 “1981년 처음 암이 발병한 후 28년 동안 투병생활을 반복하신 어머니였기에 암 환자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집 한 채와 오래된 은행 예금통장을 남겼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습니다. 어머니처럼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어머님의 유산을 쓰자는 데 형님들도 모두 뜻을 같이했습니다.”

5억 원이나 되는 큰돈을 기부했지만 가족들 중 아무도 다른 뜻이 없었다고 한다. 장남인 최성준 씨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며, 차남 최경준 씨는 변호사로 법무법인 양헌의 대표변호사다. 최 교수는 “병원에 있다 보면 아직도 돈이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자를 많이 접하게 된다”며 “이런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암 환자 중에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선정해 최대 1000만 원씩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운영할 계획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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