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족 가르쳐 야생마를 경주마로”

  • 입력 2009년 8월 27일 02시 54분


경찰, 청소년 상대 오토바이 교육… 레이싱대회 참가도

“진짜 야생마들이네요. 자세도 다듬어지지도 않았고, 가관입니다. 하하.”

26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오토바이 경기장인 대림자동차 스피드트랙. 염기희 스피드트랙 소장(41)이 청소년 ‘폭주족’들이 시험 주행을 하는 모습을 본 뒤 혀를 끌끌 차며 웃었다. 이날 대림자동차의 바이크 교관들은 서울지방경찰청의 권유로 나온 16명의 청소년들에게 안전 운전과 간단한 레이싱 교육을 했다. 경찰의 폭주단속에 걸렸던 전력이 있는 이 청소년들은 오토바이 교통사고 동영상을 시청하고 이론수업을 1시간 동안 받은 뒤 실기 교육에 들어갔다.

“자, 스쿠터는 발을 이렇게 11자로 놓는 거야. 발 앞쪽에 힘을 주고 무릎은 흔들리지 않게 하고. 스로틀을 감을 때 이렇게 손목이 꺾이면 우회전하는 게 어려워요. 부드럽게.”

교관 김현 씨(35)가 기본자세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날의 주된 교육은 멈추기와 회전. 이륜자동차는 브레이크를 잡을 때 사고가 많이 나지만 어깨 너머로 오토바이 타는 법을 배운 청소년들은 기본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26, 27일 교육받은 40명의 청소년 중 성적이 좋은 6명은 9월 13일 한국스쿠터레이싱대회(KSCR) 시범 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오토바이를 탔다는 최모 군(17)은 “오토바이 사고 동영상을 보고 안전하게 타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교관들의 설명을 들으며 내 운전 습관들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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