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여군 전 재산 남기고 떠나다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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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중령 故 홍소운 할머니 모교 중앙대에 6억 기부

예비역 중령 출신인 80대 퇴역 여군이 세상을 떠나며 자신의 전 재산인 집을 모교에 발전기금으로 기증했다.

중앙대는 지난해 11월 5일 81세의 나이로 별세한 홍소운(사진) 씨의 유족이 1주기를 맞아 홍 씨가 살던 서울 송파구의 시가 6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중앙대에 기증했다고 5일 밝혔다.

홍 씨는 1950년 중앙대 영문과 1기 졸업생으로 졸업 직후 발발한 6·25전쟁에 여군 정훈장교로 참전했다. 이후 홍 씨는 여군학교 초대 교관과 여군 훈련소장을 거쳐 1968년 중령으로 예편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왔던 홍 씨는 전역 후 특별한 직업 없이 국가보훈처에서 지급하는 연금만으로 생활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 씨는 군 시절부터 몸에 밴 강인함과 절약 정신으로 난방도 하지 않았고, 시장에서 ‘떨이’로 파는 식재료만 구입하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씨는 노년에 같은 아파트에서 살며 성당을 함께 다녔던 이신복(70·여) 씨를 양녀로 삼아 외로움을 달랬다.

이 씨는 “홍 씨는 ‘자린고비’ 생활로 마련한 집을 항상 사회에서 의미 있는 데 쓰고 싶어 했다”며 “오랜 고민 끝에 자신의 집을 모교인 중앙대에 기증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유지에 따라 ‘홍소운 장학기금’을 조성해 매년 장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발전기금 전달식은 7일 오전 11시 중앙대 총장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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