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궁에 빠진 ‘동화나라 여왕님’…덴마크 여왕 창덕궁 투어

  • 입력 2007년 10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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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수교 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가 10일 서울 종로구 와룡동 창덕궁의 후원을 둘러본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원대연  기자
1959년 수교 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가 10일 서울 종로구 와룡동 창덕궁의 후원을 둘러본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원대연 기자
1959년 한국과 덴마크가 수교한 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67)는 10일 서울 종로구 와룡동 창덕궁과 그 후원 (일명 비원·秘苑)을 찾아 한국 고궁의 미를 만끽했다.

줄무늬가 있는 감색 투피스 정장에 붉은색 모자와 스카프, 벨트로 멋을 살린 여왕은 당초 40분 일정으로 계획했던 창덕궁 투어를 즉석에서 20분가량 늘릴 정도로 한국의 가을과 완벽하게 어우러진 고궁의 건축미에 매료됐다.

마르그레테 2세는 “유럽의 궁은 인공적인 건축물 위주로 꾸며진 데 반해 한국의 궁은 자연과 멋스럽게 어우러져 있는 것은 물론 공간의 미학을 잘 살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여왕은 비원의 풍광에 대해 “아주 매력적이고 매혹적인 곳”이라며 “비원이라는 이름처럼 많은 비밀을 간직한 곳 같다”고 말했다.

왕비의 침전(寢殿)인 대조전에서는 내부에 놓인 전통가구와 조형물 등을 찬찬히 살펴보고 툇마루의 나무 재질을 손으로 만져 보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창덕궁관리소 정현숙 해설팀장이 “이 건물에 용마루가 없는 것은 이곳이 용으로 비유되는 왕이 잠자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자 여왕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마르그레테 2세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 사람들이 따뜻하고 정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덴마크도 한국에 관심이 많은 만큼 앞으로 한국과의 교역, 우호, 친선 등 관계가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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