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동학대 반복신고 6800명… 한 번 당해도 끔찍할 텐데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28일 23시 24분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지난해 아동학대 의심 신고 대상이 된 아동 수는 4만3050명이며 이 중 두 차례 이상 반복 접수된 아동이 6795명으로 집계됐다. 6명 중 1명꼴로 재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온 셈이다. 1년 새 세 차례 이상 신고가 접수된 아이가 2433명이고, 열 번 넘게 신고가 들어온 아동도 114명이나 됐다. 경찰이 지난해부터 피해 아동을 중심으로 아동학대 반복 신고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확인된 아동학대 재발 실태가 놀랍다.

아동학대 재신고율이 높다는 것은 학대 초기 당국의 개입 과정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거나 사후 모니터링 체계가 부실하다는 방증이다. 아동학대는 대부분 부모에 의해 의사표시가 서툰 아이를 상대로 이뤄지기 때문에 부모가 “훈육이었다”고 주장할 경우 객관적으로 입증하기가 어렵다. 설사 학대 정황이 발견돼도 아동을 최대한 원래 가정에서 보호한다는 ‘원가정 보호 원칙’에 따라 아이가 부모와 살고 싶다고 하면 아이 뜻을 따르게 된다. 여기에 집중적인 관찰이 어려운 행정적 한계까지 더해져 처벌받지 않은 아동학대가 재학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복 학대를 막지 못한 대가는 치명적이다. 최근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에 실려 왔다 숨진 경기 양주의 세 살배기도 경찰 수사 결과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신고가 3차례 있었으나 “객관적 학대 정황이 없다”는 이유로 아이 부모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2020년 양모의 학대 끝에 숨진 ‘정인이 사건’ 때도 아이가 입양된 후 3차례 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비슷한 이유로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렇게 반복된 학대로 숨진 아이가 최근 5년간 207명이나 된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병원 이용 기록이 없는 6세 이하 영유아 5만8000명의 안전 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에 경찰 관리망에서 포착된 아동학대 반복 신고 6800명도 전수조사해야 한다. 아동학대는 재범률이 높아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경찰, 지방자치단체, 병원 의료진이 아동학대 신고 이력, 예방접종 여부, 잦은 골절과 공과금 체납 같은 위기 신호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긴밀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아동학대 여부를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경미하더라도 반복된 신고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아이가 안전한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아동학대#재학대#반복 신고#아동 보호#원가정 보호 원칙#아동학대 재발#아동 안전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