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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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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서울 용산구 보광동 한국폴리텍Ⅰ서울정수대학 전기과를 졸업하는 강수정(38·사진) 벨린다 수녀가 그 주인공.
강 수녀는 1999년 수녀가 된 후 전기나 기계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도 수도회에서 꼭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에 건물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그녀는 “130여 명이 생활하는 수도관의 전기, 기계, 배선 부분에 문제가 자주 생겼다”며 “특히 대강당의 가스보일러가 자주 고장 났는데 출장 나온 기술자와 대화할 때 기술용어를 알아듣지 못해 번번이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겨울철 밤이나 휴일에 문제가 생기면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새로 지은 사도직센터의 전기안전점검을 받을 때 점검기사와 이야기를 나눌 만한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였다.
전기에 대해 배워야 건물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강 수녀는 실습 위주의 현장교육을 받기 위해 한국폴리텍대 진학을 선택했다.
한국폴리텍대는 지난해 기능대와 직업전문학교 43개가 통합돼 만들어진 종합기술전문학교로 7개 지역거점대학, 4개 특성화 대학, 19개 지방 캠퍼스가 있다.
전기에 관한 기초 지식이 없는 강 수녀는 2년 동안 일과가 끝난 후 매일 5, 6시간씩 공부에 매달려야 했다. 그녀는 “잠을 4시간밖에 안 자며 공부한 끝에 지난해 11월 전기기사 자격증을 따자 다들 감탄했다”며 웃었다.
묵주 대신 전기회로를 만진 2년 동안 소중한 진리도 깨달았다.
강 수녀는 “하느님도 전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며 실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니 둘 다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요즘 동료 수녀들은 강 수녀를 ‘강 실장’, ‘강 기사’라고 부른다. 전기 기계 등에 어려움이 생겨 도움을 청하면 언제든 해결해 준다는 의미에서다.
그녀는 “대학에서 배운 기술로 전국의 수녀원을 돌며 기술 봉사를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국폴리텍대는 다음 달 강 수녀를 포함해 2년 학위과정 6943명과 1년 기술사과정 5497명 등 총 1만244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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