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현역’ 한국연맹 첫 여성이사 진정순씨

  • 입력 2006년 8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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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는 제게 ‘더불어 사는 삶’의 자세를 깨닫게 해 주었지요.”

전남 순천에서 14일 막을 내린 제2회 국제패트롤잼버리에서 홍보총괄 업무를 맡은 한국스카우트중앙연맹 진정순(62·여·사진) 이사는 “스카우트 활동을 빼고는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없을 정도”라고 인연을 되새겼다.

그는 1964년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대원을 인솔하는 역할인 ‘단(團) 대장’으로 걸스카우트에 입문한 이래 40여 년을 줄곧 이 운동에 헌신해 왔다.

한국보이스카우트연맹이 한국스카우트연맹으로 개편된 이듬해인 2003년 3월 최초의 여성 이사로 선임된 ‘기록’도 남겼다.

그가 꼽는 스카우트 활동의 최대 장점은 ‘창의성 개발’.

그는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공교육 제도교육이 채워 줄 수 없는 어떤 부분, 즉 내재된 창의성을 비롯한 인간의 잠재적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카우트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을 크게 느낀 건 2004년 강원도 아시아태평양잼버리에서 급식본부장을 맡았을 때.

“1만5000명 대원의 식재료 공급과 조리, 환경 정돈에 이르기까지 열흘여를 정신없이 뛰어 다녔어요. 사소한 식중독 사고 한 건 없이 행사를 마친 데다 최고의 찬사까지 받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는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당곡초등학교 교장을 거쳐 올해 초 정년퇴임한 직후 오대산 월정사에 들어가 머리를 깎고 행자 생활을 하다가 서울로 돌아와 이번 대회에 참여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래서 그의 헤어스타일은 아직도 ‘스포츠형’이다.

“세상과의 모든 인연을 끊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지만 유독 스카우트와의 인연만은 끊을 수 없었다”는 그는 “요즘 젊은이들 표현을 빌리자면 못 말리는 ‘스카우트 폐인’인 셈”이라며 웃었다.

순천=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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