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친구야”… 입법-사법수장 中高동기동창

  • 입력 2006년 6월 22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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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입법부와 사법부 수장(首長)은 동기동창.’

광주의 명문 광주일고가 정부 3부 요인 중 국회의장과 대법원장을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지난해 9월 이 학교 4회 출신 이용훈(64) 변호사가 대법원장에 오른 데 이어 19일 열린우리당 임채정(65) 의원이 제17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것.

전남 보성 출신인 이 대법원장과 나주가 고향인 임 의장은 광주서중(1956년)과 광주일고(1959년)를 같은 해 졸업한 동창생. 이들은 고교 2학년 때 한 반에서 공부했다.

차분한 성격의 이 대법원장은 고교 시절 서도(書道)반 활동을 했고 임 의장은 문예반에 들어가 독서클럽을 결성하는 등 사교성이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졸업 후 이 대법원장은 서울대 법대에, 임 의장은 고려대 법대에 진학해 훗날 판사와 정치인이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이 대법원장은 법조계에서 외길을 걸은 지 38년 만에 대법원장에 임명됐고,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1987년 정치에 입문한 4선의 임 의장은 입법부 최고 자리에 올랐다.

임 의장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뒤 동창회관에 모인 동창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동창회 이복조(67) 총무는 “(이)용훈이가 동창회 모임 때 ‘(임)채정이가 국회의장감인데 나 때문에 국회의장이 못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며 “채정이가 국회의장이 된 것을 용훈이가 가장 기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창회 유찬영(67) 회장은 “3부 요인 중 두 명이 같은 학교 동기라는 것은 앞으로 한국에서 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두 친구가 나라를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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