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한국외국어대 본관에서 열린 ‘안혁 장학금’ 전달식이 열리는 내내 안상현(36) 씨의 눈가는 촉촉이 젖어 있었다. LG필립스LCD에 다니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 안 씨는 안혁(사망 당시 20세) 씨의 형. 안 씨는 군 생활 중 숨진 동생을 기리기 위해 동생의 모교에 20년간 매년 400만 원씩의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하고 이날 경제학과 노성준(25·1학년) 씨에게 첫 번째 장학금을 전달했다.
안 씨의 동생 혁 씨는 1995년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에 입학해 1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뒤 1996년 숨졌다.
간암 판정을 받고 전북대병원으로 옮긴 지 20일 만의 일.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안 씨의 어머니 역시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다 지난해 숨을 거뒀다.
평범한 회사원인 안 씨가 봉급을 쪼개 어렵게 저축한 돈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게 된 것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언 때문이다.
안 씨는 동생의 모교인 한국외국어대에 가족의 뜻을 알렸고 학교 측은 매년 사정이 어려운 경제학과 학생을 선정해 ‘안혁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그리고 고인이 된 안혁 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결정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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