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안상현씨 한국외대에 20년간 장학금 약속

  • 입력 2005년 12월 8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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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장학금 수혜자인 노성준 씨, 숨진 안혁 씨의 아버지 안욱 씨,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이장희 교수, 혁 씨의 형 안상현 씨. 사진 제공 한국외국어대
왼쪽부터 장학금 수혜자인 노성준 씨, 숨진 안혁 씨의 아버지 안욱 씨,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이장희 교수, 혁 씨의 형 안상현 씨. 사진 제공 한국외국어대
“동생 몫까지 열심히 공부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6일 오후 한국외국어대 본관에서 열린 ‘안혁 장학금’ 전달식이 열리는 내내 안상현(36) 씨의 눈가는 촉촉이 젖어 있었다. LG필립스LCD에 다니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 안 씨는 안혁(사망 당시 20세) 씨의 형. 안 씨는 군 생활 중 숨진 동생을 기리기 위해 동생의 모교에 20년간 매년 400만 원씩의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하고 이날 경제학과 노성준(25·1학년) 씨에게 첫 번째 장학금을 전달했다.

안 씨의 동생 혁 씨는 1995년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에 입학해 1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뒤 1996년 숨졌다.

간암 판정을 받고 전북대병원으로 옮긴 지 20일 만의 일.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안 씨의 어머니 역시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다 지난해 숨을 거뒀다.

평범한 회사원인 안 씨가 봉급을 쪼개 어렵게 저축한 돈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게 된 것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언 때문이다.

안 씨는 동생의 모교인 한국외국어대에 가족의 뜻을 알렸고 학교 측은 매년 사정이 어려운 경제학과 학생을 선정해 ‘안혁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그리고 고인이 된 안혁 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결정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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