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한왕용씨 “쓰레기 치우러 히말라야 갑니다”

  • 입력 2004년 6월 6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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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부터 속죄하는 마음으로 히말라야 쓰레기를 말끔히 치우겠습니다.”

국내 3번째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자인 한왕용씨(38·에델바이스 홍보부장, 우석대산악부 OB)가 히말라야 고산에 버려진 쓰레기 수거를 위한 ‘클린마운틴’ 운동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한씨는 ‘한국 K2 클린마운틴 원정대’ 대장을 맡아 대원 6명과 세계 2위봉 K2(8611m)를 청소하기 위해 8일 오후 8시15분 대한항공 KE 653편으로 떠난다.

한씨 일행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북동쪽으로 450km 떨어진 K2 베이스캠프와 캠프3(7000m)를 오가며 세계 각국 산악인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주울 계획.

한씨는 “히말라야에 오른 뒤 쓰레기를 빠짐없이 수거해 가는 외국원정대와 달리 그동안 한국원정대들은 솔직히 나부터 그렇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한씨는 14좌 원정 당시 한국원정대가 산에 버리고 간 깻잎 마늘 등의 한국통조림을 외국 원정대로부터 건네받은 적이 종종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는 것. 외국원정대들은 자신들의 쓰레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버린 것 까지 수거해 왔다.

한씨의 ‘클린마운틴’ 실천은 이번이 2번째. 1994년 초오유(8201m)부터 지난해 7월 브로드피크(8047m)까지 14좌 완등을 달성한 그는 2003년 10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 베이스캠프에서 쓰레기를 치웠다.

한씨는 국내 산악계의 이른바 ‘넘버 3’. 박영석 엄홍길씨에 이어 국내 3번째(세계 11번째)로 14좌를 완등했기 때문. 14좌 달성 이후 그는 남-북극점까지 포함하는 산악그랜드슬램(박영석), 8000m 이상 위성봉 등정(엄홍길)을 진행 중인 선배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씨는 60일 일정의 이번 원정을 마친 뒤 10월에는 마나슬루(8163m)로 또 쓰레기를 줍기 위해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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