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에 수필가 등단 임인채씨 "글 욕심은 못 버렸죠"

  • 입력 2004년 1월 13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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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전 수필을 쓰고 가르치던 고등학교 국어선생이었는데 꾸물거리다가 일흔일곱이 돼서야 이렇게 수필가로 등단했습니다. 나는 왕지각생이죠.”

9대 국회의원(전남 나주-광산)을 지낸 임인채(林忍采·사진)씨가 월간 ‘수필문학(1, 2월호)’의 추천으로 희수(喜壽)인 77세에 등단의 꿈을 이뤘다.

그는 지난해 한국수필가협회가 운영하는 문예대학원에 입학해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받아왔다. 그의 추천 완료작품은 ‘금강산 기행’.

임씨는 “만시지탄이지만 나의 인생길을 회상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다듬어 쓸만한 수필 몇 편이라도 건져볼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다른 욕심은 버렸지만 글 욕심은 아직 버리지 못했다”며 “앞으로 역사의 현장을 찾아 선인들의 뜻을 되새겨 보는 글을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민련 중앙위원회 의장과 한국신문윤리위원을 역임한 그는 조선시대 때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황진이의 묘에서 곡을 했던 시인 임백호(林白湖) 선생의 14대손이다.

그는 “천재시인이자 자유인이셨던 선생의 영향으로 뒤늦게 수필가로 등단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국회의원이 됐을 때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을 맛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훈기자 tao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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