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在獨화가 장영주씨 고향 대전서 생모 만났다

  • 입력 2003년 9월 28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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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어머니와 상봉한 입양아 출신의 재독 화가 장영주씨(오른쪽)와 가족. -사진제공 장영주씨
27년만에 어머니와 상봉한 입양아 출신의 재독 화가 장영주씨(오른쪽)와 가족. -사진제공 장영주씨
1976년 4세 때 프랑스에 입양된 뒤 독일에서 화가로 활약 중인 장영주(프랑스 이름 발레리 바흐텔레리미·31)씨가 27년 만인 27일 오후 고향인 대전에서 어머니와 상봉했다.

이날 만남은 본보(25일자 A22면)에 실린 ‘장씨가 한국을 방문해 부모를 찾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본 장씨 생모의 친구가 생모 박모씨(47·전북 전주시)에게 연락함으로써 이뤄졌다.

대전 유성구 노은동에 위치한 박씨의 한 지인 집에서 만난 이들은 처음엔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으나 지인들과 함께 기억을 더듬어가며 서로가 모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장씨는 어머니를 만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듯 흥분된 목소리로 “정말 엄마가 맞느냐” “내가 네살 때까지 어떻게 지냈고 어떤 경로로 어머니와 헤어져 프랑스로 입양됐느냐”고 박씨에게 물었다.

10대 후반의 어린 나이에 장씨를 낳았다는 박씨는 “미안하다”고 되뇌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장씨는 “부모님 원망도 많이 했지만 이렇게 만나러 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72년 대전에서 태어난 장씨는 부모의 이혼과 생활고 등으로 인해 보육원에 보내진 뒤 프랑스로 입양됐다. 장씨는 명문 소르본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예술철학을 전공했고 90년대 중반부터 독일에서 촉망받는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부모를 찾기 위해 프랑스인 남편 등 가족과 함께 최근 모국을 찾았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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