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하우스보이' 출신 정설남씨 본보 소개로 동료찾아

  • 입력 2003년 5월 14일 19시 05분


정설남씨(왼쪽)와 미국인 친구의 아들로 현재 미 2사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존 쿱 병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설남씨(왼쪽)와 미국인 친구의 아들로 현재 미 2사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존 쿱 병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50여년 전 한국의 미군 부대에서 ‘하우스 보이’로 일하던 한국인 친구를 찾는 퇴역 미군의 사연이 본보에 소개돼 주인공으로 확인된 정설남씨(鄭雪男·64)가 이 친구를 만나기 위해 16일 미국으로 떠난다.

현재 경기 의정부시 미 2사단에 근무 중인 아들 존 쿱 병장(33)을 통해 본보에 사연을 보낸 허먼 쿱(69·미국 테네시주)은 1950년 6·25전쟁 당시 경기 수원 인근의 비행장에서 근무하며 정씨를 알게 됐고 헌신적으로 자신을 도와준 정씨를 잊을 수 없었다는 것.

본보 소개로 쿱씨가 한국인 친구를 찾았다는 사연은 올 3월 테네시주에서 발행되는 지방신문 ‘뉴스 센티널’에 소상히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소식을 접한 현지 교민들은 쿱씨의 성의에 보답하는 뜻에서 참전비를 만들었고 27일 정씨의 방미에 맞춰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쿱씨는 암으로 투병 중이면서도 마지막 소원으로 한국인 친구를 애타게 찾았고 실제 만날 수 있게 돼 매우 감격해 하고 있다고 아들 쿱 병장은 전했다. 한미친선우호단체인 ‘피플 투 피플’(회장·김일영)은 정씨의 미국 방문을 위해 2000달러를 보탰고 미 2사단은 쿱 병장에게 특별 휴가를 줘 정씨와 동행하도록 배려했다. 미 2사단 관계자는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대를 이어 한국에 근무 중인 아들을 통해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의 한국인 친구를 찾게 돼 모든 장병들이 감격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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