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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9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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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지털대학교 학생 3명이 전남 해남의 땅끝에서 강원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종단 대장정에 나서 25일 만인 19일 830여㎞의 대장정을 마쳤다.
물집이 생긴 발과 아픈 무릎을 이끌고 국토종단을 마친 주인공들은 함성수(咸成洙·40·IPM 팀장) 김홍성(金弘晟·33·포지티브테크 대표) 윤기수(尹基水·32·MCIT 대표)씨. 이들은 부동산 투자개발 팀장과 벤처회사 대표들이다.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한국디지털대학교 디지털경영학과 동기생인 이들은 낮에는 걷고 밤에는 PC방에서 ‘늦깎이’ 공부를 했다.
온라인 학교 학생들답게 채팅을 하다가 ‘국토종단을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대장정 에 올랐다는 이들은 소식을 듣고 전국의 학교 동기생들이 격려 차 찾아오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만남을 갖기도 했다.
한국디지털대학교 장학기금 마련과 학생들의 벤처창업기금 지원, 4·19혁명 기념 등의 명분을 갖고 시작한 국토종단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이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100㎏의 거구인 함씨는 “잘 걸으려면 체중을 줄여야 하듯이 필요 없는 것을 버릴 수 있어야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장격인 함씨가 지난해 받아 내놓은 장학금 120만원에다 ㎞당 1만원을 기부하겠다는 이 대학에 재학중인 김종남 변호사의 도움으로 1000여만원을 모았다.
함씨는 “이번 대장정의 경험과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국토종단을 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도 줄 겸 셋이서 함께 책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또 김씨는 “걷다보면 생각을 많이 할 것 같지만 하루종일 걷다보면 생각이 없어지면서 느끼는 것이 많아진다”며 “궁금하면 한번 걸어보라”고 권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