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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14일 0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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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에서 4선 관록의 터줏대감 한나라당 이세기(李世基)후보를 물리친 민주당 임종석(任鍾晳)당선자의 감격 어린 소감이다.
89년 임수경(林秀卿)씨 방북을 주도하며 300여일의 수배 생활과 3년6개월의 옥고를 견뎌낸 ‘임길동’도 단 16일에 불과한 선거 운동에 얼굴은 새까맣게 타버렸고 100만학도를 호령하던 목소리는 쉬어 터졌다.
그는 “짧은 기간에 유권자들이 저에 대해 얼마나 알 수 있었겠느냐”며 “온갖 흑색선전과 인신공격 속에서도 상대 후보를 비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끝까지 지킨 제 자세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국회에서 할 일로 첫 손가락에 꼽은 것도 ‘국민의 알 권리’를 가로막는 선거법을 개정하고 유권자의 손으로 국회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정치 개혁의 약속이었다.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통령의 방북에 수행하고 싶다”며 ‘통일꾼’다운 포부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국회의원이 얼마나 커다란 존재인지를 온몸으로 느꼈다”며 “그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헛되지 않게 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