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김정일은 누구인가?

  • 입력 2000년 4월 10일 19시 44분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49년 9월 생모인 김정숙(金正淑)과 사별하면서 다소 난폭해지고 조급해졌다는 평판을 들어왔다. 또 ‘스피드광(狂)’이며 음악과 영화에 조예가 깊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같은 김위원장의 성격에 집착한 대부분의 북한 관측통들은 94년 김일성(金日成)주석 사망 이후 북한 권력을 승계한 김위원장의 리더십 붕괴를 점쳤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불안한 고비가 없지는 않았지만 김위원장은 무난하게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며 북한을 통치하는데 성공했다.

김위원장의 당 장악은 김일성대학 졸업 후 64년 정계에 입문한 뒤 김일성 우상화작업과 3대혁명소조운동을 주도하면서 시작됐다. 80년 10월 6차 당대회에서는 김위원장의 후계자 위상이 대내외적으로 공표됐다. 김위원장은 주석직 승계보다는 91년 12월 조선인민군 총사령관, 93년 4월 국방위원장 취임 등 군권(軍權)장악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김위원장의 움직임이 다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지난해 10월 방북한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을 만났을 때. 그는 이 자리에서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치적과 새마을운동을 역사적으로 높이 평가하면서 “서울이 일본 도쿄(東京)보다 더 나은 것 같다”는 반응까지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달 5일 평양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위원장은 중국식 개혁 개방정책의 성공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결국 남한의 경제성장이나 중국식 개혁 개방정책에 대한 그의 관심 표명은 실용주의적 노선 채택으로의 방향 수정을 예고한 것으로 평가됐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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