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총리지명자 누구?]97년 보선서 재기…정권교체의 주역

  • 입력 2000년 1월 11일 20시 13분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지명자는 군인 경제인 정치인을 거쳐 70대에 ‘재상(宰相)’에 오르게 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1927년 부산 기장(과거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박지명자는 일본 와세다대와 육사(제6기)를 거쳐 육군 대령으로 5·16에 참여했다.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군수기지사령관 시절 참모를 지낸 게 인연.

박지명자는 민정이양 후 “군으로 돌아가라”는 박전대통령의 권유에 “나는 이미 권력의 맛을 봐 타락한 사람”이라며 기업인의 길을 자청했다. 이후 대한중석사장을 거쳐 68년 포항 백사장에 지금의 포철을 건설, ‘철강왕’의 명성을 얻었다.

그는 80년 신군부가 주도한 국보위입법회의에 경제분과위원장으로 참여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훗날 “포철을 지키기 위해선 정치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술회, 정치입문이 자의가 아님을 시사했다.

11,13,14,15대 등 4선 국회의원을 거치면서 그는 민정당 대표위원, 민자당 최고위원 등 화려한 자리에 앉았으나 92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민자당 김영삼(金泳三)후보의 반대쪽에 서면서 행로가 달라졌다. 결국 그는 93년 YS 정권이 들어서면서 포철 탈세 혐의를 쓰고 일본으로 출국, 4년여 동안 유랑생활을 했다. 특히 일본 체류 중 13평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일본 정계의 여러 지인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했다.

97년 5월 귀국한 그는 두 달 뒤 ‘7·24 경북 포항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명예회복을 했다. 그리고 그해 11월 자민련 총재로 취임하면서 김종필(金鍾泌)씨와 함께 김대중(金大中)후보를 지원, 정권교체의 주역 중 한 명이 됐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박태준총리지명자 약력▼

△1927년 부산 기장 출생 △47년 일본 와세다대학 기계공학과 졸업 △48년 육사 제6기 졸업 △61년 5·16 참여,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 비서실장 △63년 육군 소장 예편 △64∼68년 대한중석 사장 △68∼81년 포항제철 대표이사 사장 △81년 11대 국회의원 당선 △81∼92년 포항제철 대표이사 회장 △88년 13대 국회의원 당선 △90년 민정당 대표위원 △90년 민자당 최고위원 △92년 14대 국회의원 당선, 김영삼대통령후보 반대 △93∼97년 포철 탈세 혐의로 기소, 일본 등 해외 체류 △97년 귀국, 15대 국회의원 경북 포항 보선 당선 △97년 DJ JP와 대선연대. 자민련 총재 △2000년 국무총리 지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