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브 루스, 그는 영원한 황제"…AP통신 선정

  • 입력 1999년 12월 12일 19시 47분


‘방망이의 황제(Sultan of swat).’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역사상 수많은 메이저리그 스타가 명멸했지만 아직도 미국인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선수는 단 한명뿐이다. 바로 베이브 루스(1895∼1948년)다.

본명은 조지 허먼 루스. 하지만 팬들은 ‘사랑스럽다’는 의미로 ‘베이브(Babe)’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그는 올해 한국의 이승엽이 그랬듯 방망이 하나로 야구계를 제패한 영웅이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주인공이다. 20,30년대 암울한 경제상황이 이어질 무렵 팬들은 루스가 홈런치는 모습을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베이브 루스는 원래 보스턴 레드삭스의 주전투수이자 간판타자였지만 양키스로 이적, 타자에 전념한 뒤부터 그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1961년 로저 매리스에 의해 기록이 깨지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한시즌 60홈런(1927년)을 때린 타자였고 통산 홈런수는 714개로 행크 아론(755개)에 이어 역대 2위.

하지만 통산 볼넷(2056개)과 장타력(0.690)부문에선 아무도 넘보지 못한다. 그는 1936년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5명 중 1명이기도 하다.

베이브 루스는 투수로도 뛰어났다. 통산성적은 163경기에서 탈삼진 488개에 94승46패, 평균자책 2.28. 월드시리즈 최장이닝(14) 완투승 기록까지 갖고 있다.

12일 금세기 100명의 스포츠스타를 선정한 AP통신은 이 가운데 베이브 루스(1551점)를 최고의 선수로 꼽았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1524점으로 2위. ‘떠벌이’ 무하마드 알리와 ‘아이스하키의 제왕’ 웨인 그레츠키도 각각 4, 5위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루스와 똑같이 ‘베이브’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디드릭슨 자하리스는 여자 가운데 최고랭킹인 9위에 올라 금세기 최고의 여자선수가 됐다.

자하리스는 32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육상 창던지기와 80m 장애물 금메달을 따냈을 뿐만 아니라 골프선수로 47년까지 15개대회 연속 우승, 48년부터 50년까지 US오픈 3연패, 첫 100만달러 수입 등 ‘만능선수’로 활약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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