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이만수' ML 입성…국내첫 시카고 불펜코치 계약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호쾌한 홈런포와 화려한 제스처로 국내 프로야구의 한시대를 풍미했던 ‘헐크’ 이만수(41).

그가 지도자로서 ‘제2의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화이트삭스의 정식코치가 된 것.

그의 에이전트사인 스포츠마케팅업체 CSMG의 김종훈부사장은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 A팀인 샬럿 나이츠의 객원코치인 이만수가 내년시즌부터 메이저리그의 정식코치로 뛰게 됐다”고 밝혔다.

20여명의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이 미국 코치연수를 받았지만 정식코치로 마이너가 아닌 메이저 무대를 밟는 것은 이만수가 첫번째 케이스.

그의 보직은 불펜에서 대기하는 투수들의 구위를 점검해주는 불펜코치이며 계약조건은 연봉 5만5000달러(약 6600만원)에 성적에 따라 추가 보너스가 지급된다.

97년 현역에서 은퇴한 이만수는 이듬해 미국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싱글 A팀인 킨스턴 인디언스로 코치연수를 떠났고 올 4월 화이트삭스의 샬럿 나이츠 객원코치로 스카우트됐다.

이만수는 국제전화를 통해 “꿈꿔왔던 일이 성취되니 말할 수 없이 기쁘다. 한국은 물론이고 동양인으로서 처음이니 국내야구계에서도 큰 경사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성공비결은 특유의 활달한 성격과 왕년 홈런타자로서의 실력.

“처음엔 말도 안 통하고 막막하더라고요. 차라리 ‘내 스타일로 가자’ 그랬죠. 1루 베이스코치로 나가 한국에서처럼 괴성을 ‘꽥꽥’ 질렀더니 다들 눈이 휘둥그래지더군요.”

요란한 제스처로 일단 관심을 끌고 프리배팅 시범을 통해 10개중 6∼7개의 공을 담장밖으로 넘기니까 다들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빠르게 선수들과 친화력을 보인 그는 팀을 트리플 A 인터내셔널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만수는 프로야구 1호 홈런의 주인공.

84년 국내 유일의 ‘트리플크라운’(홈런·타점·타격 3관왕)을 달성했으며 프로 16년간 1449경기에 출전, 타율 0.296과 252홈런 861타점의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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