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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1일 2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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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의원이 이기자에게 1000만원을 준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의원이 이기자를 ‘정보원’이나 ‘프락치’로 이용해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기자가 지난해 12월2일 정의원에게 보낸 편지는 두 사람이 보통관계가 아님을 확연히 보여준다.
이기자는 경제적 도움을 호소하는 이 편지 봉투에 자신을 ‘명동친구’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편지내용도 “평소 친동생이나 아들처럼 염려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언제나 옆에서 모시겠습니다”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두 사람은 최근까지도 일주일에 한두차례 직접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통해 정보를 교환해왔다는 게 주변사람들의 전언이다.
정의원은 이기자가 몇달 전 정치부에서 사회부로 옮긴 뒤에도 정례적으로 만나 문건 10여건과 여권인사 동향 등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원은 “이기자가 붙임성이 있고 정치권 동향을 많이 알고 있어서 자주 만났을 뿐 그를 정보원이나 프락치로 활용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의 ‘정보통’을 자임하고 있는 정의원이 국민회의 이종찬부총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기자를 주요정보원 중 한 사람으로 여겼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두 사람이 처음 알게 된 데 대해서는 서로 얘기가 엇갈린다.
정의원은 “검찰 재직 시절(85년까지)인지 안기부에 근무할 때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10년 넘게 이기자를 알고 지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기자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94년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 안기부1차장이던 정의원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