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파문]이도준-이종찬/국정원 퇴임후 더 친밀

  • 입력 1999년 11월 1일 20시 06분


이종찬국민회의부총재와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는 92년 민자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로 만났다는 게 양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특별히 가까운 관계는 아니었다는 게 이부총재측의 설명이다.

이부총재의 한 측근은 “솔직히 92년에는 이기자에 대한 기억이 없다”며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인지 이부총재 주변 사람들과 이기자가 자연스럽게 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이부총재와 친척이라는 말도 하고 다녔던 이기자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취재원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과장해서 다른 취재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부총재는 5월말 국가정보원장을 퇴임한 뒤 6월중순 서울 여의도에 개인 사무실을 냈고 이즈음 정치부를 떠나 사회부로 옮긴 이기자는 이 사무실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이부총재측은 “국정원장 퇴임 후에 급격히 가까워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이부총재측이 언론관련문건을 가져간 ‘범인’으로 이기자를 단번에 지목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은 “이기자는 이부총재의 측근으로, 그 캠프에서 문건 생산에 관여해온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부총재와 이기자가 만나는 모습을 목격했던 정치권 인사들은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두 사람이 통상적인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를 넘어서는 친밀감을 보였다고 증언한다.

6월 이후 이부총재의 사무실에서 이기자를 몇차례 보았다는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이기자가 그 사무실 아무 책상에나 앉아 전화도 마음대로 쓰고 있어 처음에는 직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기자가 사무실에서 문건을 절취해간 것은 물론 정형근(鄭亨根)의원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이후 이부총재측은 이기자에 대해 “특정 정파의 사주를 받고 침투한 공작원이나 다름없지 않느냐”고 얘기하고 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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