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파문]절도혐의 이도준기자는 누구?

  • 입력 1999년 11월 1일 20시 06분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는 기자인가, 브로커인가, 프락치인가, 정당원인가.

이기자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국민회의 이종찬부총재 사무실에서 언론문건을 가지고 나올 때 그 내용을 보고 “특종 욕심에 전율을 느낄 정도였으며, 기사화하려고 회사에 보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기자’로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기자가 정형근(鄭亨根)의원으로부터 1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외에 정의원을 통해 건설업자의 민원을 해결해준다며 2000만원을 별도 수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기자의 정체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의원은 1일 “이기자는 언론 문건 이전에도 여러가지 문건을 나에게 가져왔다”고 밝혔다. 돈을 받고 문건을 전달하는 관계를 정상적인 취재원과 기자의 관계라고 말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이기자는 중앙대 식품공학과 80학번 출신으로 88년 평화신문 업무직으로 입사하기 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에서 실무 일을 봤다. 정의원은 83년까지 검사로 있다가 안기부로 파견나간 뒤 85년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을 맡아 계속 안기부에서 근무했다. 여권 일각에선 두 사람이 공안당국자와 학생, 또는 재야단체 관계자로 ‘연(緣)’을 맺지 않았을까하는 시각도 대두된다.

여권 일각에선 또 이기자가 97년 대선 당시부터 일부 안기부 간부들과 함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언론대책 관련 일을 했다는 설도 나온다. “결국 이기자는 사실상 한나라당 당원이나 마찬가지로 이부총재에게 공작차원에서 파견된 인물”이라는 것이 여권의 결론이다.

반면 야당 일각에서는 이기자가 이부총재와 정의원 사이에서 서로의 정보를 물어다주는 ‘이중망원(二重網員)’노릇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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