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사-각계인사 '동그라미회' 얼굴기형아동 돕는다

  • 입력 1999년 10월 17일 20시 06분


“엄마, 내 얼굴은 왜 친구들과 달라요?”

일그러진 얼굴로 태어나 또래와 눈 마주치기를 두려워하고 방문을 걸어잠근채 마음을 닫고 사는 아이들. 68년 나이지리아내전의참상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를 탄생시켰다면 이들 선천성 얼굴기형아의 현실은 96년 봉사모임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한국의 국경없는 의사들’ 동그라미(이사장 박영선목사).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김진환 김석화교수, 서울중앙병원 성형외과 이택종과장, 남일우 전서울대치대교수, 김재찬치과원장 등 의사들이 ‘주력군’이고 영화감독 임권택, 극단학전 대표 김민기, 연극인 윤석화, 작곡가 노영심, 만화가 배금택씨, 대화기기 대표 윤대영씨 등이 ‘원군’. 환자를 자녀로 둔 김석견씨 등도 회원으로 참여했다.

이들 19명의 회원들은 18일부터 동아일보사와 공동으로 ‘선천성 얼굴기형아를 위한 사랑의 시술’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모금활동과 무료시술에 들어간다. 제때 치료받지 못한 기형아 가운데는 저소득층이 많아 이들의 몸과 마음의 빈곤을 치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동그라미 탄생엔 김재찬원장과 김석화교수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얼굴기형아 치료에 치과와 성형외과의 협진이 필요하다고 판단, 각각 의사를 찾던 두사람이 89년 만나게 됐다.

이들은 96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협진하면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동그랗고 맑은 얼굴’을 찾아주려고 주위에 도움을 청하다가 모임을 만들게 된 것.

“90년 초등학생 남자어린이가 부모 손에 이끌려 병원에 왔어요. 얼굴뿐만 아니라 성격도 삐뚤어져 있었죠. 그 아이에게 러시아 태생의 세계적 발레리노 루돌프 누레예프가 언청이 장애를 극복했다는 것을 가르쳐줬죠. 그 아이는 지금 대학교 무용학과에 진학해 밝게 지내고 있습니다.”(김재찬원장)

동그라미는 지난 3년 동안 회원들의 기부금과 음악공연, 배금택씨의 만화로 꾸며진 ‘영심이 캘린더’판매 등을 통해 2억여원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얼굴기형아가 500명 중 한명꼴로 워낙 많은데다 한명당 총치료비가 1000만∼2000만원이나 들어 재원이 부족한 상태다. 02―557―2609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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