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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12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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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타고 비행기에서 내린 문씨는 또렷한 한국어로 “정말 내 나라에 온 것이 맞느냐”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쑨우(孫吳)현에 살고 있는 문씨의 이번 고국방문은 위안부 피해자 구호단체인 ‘나눔의 집’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나눔의 집은 이달 초 일일찻집을 여는 등 성금모금활동을 통해 7백만원을 모아 문씨의 고국방문 비용을 마련했다.
고향이 전남 광양군 진상면 구황리인 문씨는 18세 때인 1935년 “취직시켜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일본인의 꾐에 속아 중국으로 끌려가 10년 동안 혹독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45년 해방 뒤에도 수치심 때문에 귀국하지 못하고 어렵게 혼자 살아 오던 문씨는 지난해 3월 중국에서 위안부 실태조사를 하던 나눔의 집 회원들을 만나 고국방문을 결심하게 됐다. 문씨는 앞으로 한달 가량 고국에 머물면서 부산에 살고 있는 남동생 길호(吉鎬·71)씨를 방문하고 설날인 16일 고향을 찾아 부모묘소에 성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문씨의 고향방문길에는 중국에서 그를 친어머니처럼 보살피고 있는 수양딸 백옥란(白玉蘭·56)씨가 함께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