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롯데삼강대표 이종규씨, 업계4위 1년만에 2위로 올려

  • 입력 1999년 2월 9일 19시 26분


롯데삼강 이종규(李鍾奎·55)대표의 경영에 대한 열정은 롯데안은 물론 재계에서도 유명하다. 신격호(辛格浩)그룹회장이 계열사 사장을 모아놓고 “이전무만큼만 일하라”고 말할 정도다.

그는 고졸 학력으로 주요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 전무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경력부터 남다르다. 외부손님이 찾아와도 일년 내내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할 만큼 업무태도가 철두철미하다.

그런 열성 때문일까. 97년 12월 롯데삼강의 대표이사로 승진한 이전무는 지난해 롯데그룹 내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이룬 경영인으로 신회장의 각별한 칭찬을 받았다.

이전무가 사령탑을 맡은 뒤 97년말 1천5백억원이던 롯데삼강의 부채는 지난해말 8백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롯데삼강은 지난해 서울 등촌동 본사를 문래동 공장으로 옮기고 전체인력의 37%를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3백여억원의 경비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전무는 경남 창녕의 가난한 농가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자랐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국민학교 졸업 후 1년간 농사를 짓다 겨우 중학교에 진학했다. 중학교 졸업 후에도 다시 1년을 일한 뒤 몰래 시험을 봐 마산상고에 들어갔다.

어려운 학창시절을 겪은 탓에 회사에서 받은 월급은 더욱 소중했다. 그래서 이전무는 롯데그룹에 몸담은 이후 30여년간 받은 월급봉투와 급여지급명세서를 하나도 빠짐없이 3권의 스크랩북에 보관하고 있다. “일이 취미”라고 말하는 그에게 누런 월급봉투는 옛 기억을 되살리는 일기장과 같은 셈.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술 담배도 입에 대지 않아 주위에서 “수도승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

업무에서도 효율을 중시해 모든 결재는 부하직원을 만나지 않고 서류로만 처리한다. 집무실 앞에서 기다리느라 시간낭비하지 말고 그 시간에 일하라는 뜻이다.

최근 롯데삼강은 ‘거북이’ ‘토끼’ 등의 빙과류 히트상품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른바 ‘하드’의 원조이면서도 빙과류 매출이 만년 4위에 쳐져있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월별매출이 해태제과 빙그레 등과 맞서는 2위권으로 부상한 것.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