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정말로 몸에 관심이 많다. 영화로 표현하던 관심을 소설로까지 드러냈다. 제목은 바로 ‘몸’(명경). 줄거리를 따라가기보다는 잠언집으로 읽어야할 소설이다. 몸에 대한 그의 생각은 쉽게 오해받는다. 벗은 몸을 보면 곧장 섹스 음란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경직된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에게 몸은 ‘생기’이자 ‘삶’이며 ‘대화의 통로’다.
소설 ‘몸’의 여자와 남자는 여균동의 생각을 여행하는 나그네들. 여자가 누드모델이고 남자가 프리랜서 작가라는 것, 은행에서 우연히 만나 여자가 남자의 원룸으로 들어왔다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완전한 타인이었던 두 사람이 서로의 몸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새로운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어한다.
‘타인의 몸을 만지고 타인의 수줍은 곡선을 자극하고 생기돌게 만드는 일, 그것은 몸에 대한 예의이다.하나밖에 없는 몸에 대한 의식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져주는 행위는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위한 만찬이다.’
여균동이 직접 그린 ‘몸’ 스케치화 열다섯장이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