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8년 9월 20일 20시 4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특별상 수상자인 김중순(金重洵·60)미국 테네시대 석좌교수(인류학)는 한국학의 불모지였던 미국 학계에서 일그러진 한국의 모습을 바로 잡는데 헌신해온 재미 인류학자다.
“70년대초 미국인류학회에 가 보니 한국학은 구색을 맞추기위해 끼워주는 정도였습니다. 몇 안되는 학자들이 한국이라는 소재 위에 군림하는 자세로 양공주문제처럼 추한 구석만 비추더군요.”
왜곡된 고국의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김교수는 81년 미국 인류학회내에 ‘한국인류학회’를 만들어 서양 인류학자와 한국학자들이 서로 협조하고 토론하는 장(場)을 마련해왔다.
그가 지난5월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선생의 영문 전기인 ‘한국의 민족주의 기업인:김성수의 생애사, 1891―1955’(뉴욕주립대 출판부)를 펴낸 것도 한국의 대표적인 민족주의 지도자의 생애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서양에 올바로 알리겠다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연세대에서 법학석사를 마치고 27세때 도미, 조지아대에서 문화인류학박사학위를 받고 71년부터 테네시대 교수로 재직해왔으며 91년부터는 이 대학의 유일한 석좌교수로 있다.
2월부터는 연세대 초빙교수로 연대 국제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인촌상 수상소식에 김교수는 “인촌선생이 ‘분수를 지키라’고 강조하셨는데 막상 제가 분수에 넘치는 상을 받게돼 송구스럽다”고 겸손해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 공적사항 ▼
미국 인류학회내에 81년 한국학회를 창설, 온갖 어려움을 감내하며 이끌어왔다.
학문적으로도 미인류학계에서 저서를 가장 많이 쓴 교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의 노사관계에 대한 서구의 편견을 씻어내는데 기여한 ‘The Culture of Korean Industry’, 이산가족 문제를 누구도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던 80년대초 수많은 이산가족을 만나고 문헌과 자료를 집대성해 88년 펴낸 ‘Faithful Endurance’ 등 수많은 영문 저서와 논문을 통해 한국의 참모습을 서구사회에 알리는데 공헌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