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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9월 20일 2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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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인촌상 심사위원명단〉
▶공공봉사부문 △위원장 김태길(金泰吉·서울대명예교수)△위원 권태준(權泰埈·서울대교수)차흥봉(車興奉·한림대교수)최열(崔冽)·환경운동연합사무총장) ▶언론출판부문 △위원장 신일철(申一澈·고려대명예교수)△위원 오택섭(吳澤燮·고려대언론대학원장)전병석(田炳晳·전출판협회장)이종석(李種奭·일민문화재단상임이사)
▶문학부문 △위원장 유종호(柳宗鎬·연세대교수)△위원 이호철(李浩哲·소설가)김우창(金禹昌·고려대교수)홍기삼(洪起三·동국대교수)》
“난 돈 벌 재간도 없지만 번다해도 혼자 쓸 운명이 아니요. 어찌 나를 택하려 하오?”
61년전. 그는 아내 지명희(池明喜·80)씨의 청혼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살아왔다.
풀무원원장 원경선(元敬善·84)씨.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바르게 살아 온것 뿐인데…”
‘풀무’. 불을 피우는 도구. 버려진 인생에 생명력을 불어넣자는 뜻으로 원씨가 설립한 농업공동체 풀무원농장은 그 풀무를 빼어 닮았다.
그는 수백명의 부랑자들을 조건없이 받아들였다. 원씨는 지난 20여년간 한번도 방문을 잠근 적이 없다고 했다. 모든 것을 나눠 가지니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라는게 그 이유다.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쓰지 않고 바른 농사를 이끌자는 뜻에서 76년에는 정농회(正農會)를 만들었다. 그리고 전재산은 한삶회에 헌납했다.
89년부터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에 몸담으며 40억원을 모금했다. 그가 고문으로 일하는 ㈜풀무원식품 등에서 나오는 월급은 매달 15군데의 고아원과 요양소 등으로 전액 자동이체 되고 있다.
“가난도 굶주림도 공해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없애지 않으면 한(恨)이 생기고, 생명마저 구차하게 변하게 되죠.”
결핵환자를 위해 지은 흙벽돌 집에서 20년째 사는 원씨. 여든이 넘은 고령에도 굴삭기를 직접 운전한다. 도랑을 파고 씨앗을 뿌리고 김을 매고 벌레를 잡는다. 그러면서… 생명을 ‘풀무질’한다.
〈양주〓이승재기자〉sjda@donga.com
▼ 공적사항 ▼
1955년 경기 부천에서 개간도 안된 땅 1만평에 농업공동체 풀무원을 설립. 이후 국내 최초로 무공해 유기농업을 보급해왔다. 76년 바른 농사를 지향하는 정농회를, 더불어 사는 삶을 실현하려 한삶회를 만들었다. 거창고등학교 재단이사장으로 학생들에게 바르게 사는 정신을 심어 주었고 경제정의실천연합 산하 환경개발센터 이사장으로 환경과 생명을 존중하는 삶을 실천해 왔다.
89년부터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이사로 일하며 국내외 기아를 위한 모금운동을 확산시켜 기아추방과 세계평화에 기여했다. 녹색인상(92년)유엔환경글로벌500상(95년)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