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복권]「병든 큰손」 장영자씨도 풀려나

  • 입력 1998년 8월 14일 19시 56분


두차례의 어음부도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큰손’ 장영자(張玲子·53)씨가 형집행정지결정으로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됐다.

법무부가 밝힌 장씨의 사면 이유는 장기간 복역으로 인한 건강 악화.

그러나 장씨 석방의 이면에는 남편 이철희(李哲熙·75)씨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이씨는 새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와 법무부 등에 수차례 탄원서를 냈다. 법무부에도 직접 찾아가 호소했다.

그는 8·15 사면을 앞두고 청와대에 낸 탄원서에서 “아내가 구속된 이후 참으로 비참한 생활을 해오고 있다”며 “이제 황혼에 들어선 우리 부부가 가정의 따뜻함을 알고 생을 마칠 수 있도록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간청했다.

이씨는 94년 장씨가 다시 구속된 이후 줄곧 청주여자교도소 근처에서 생활해왔다. 이씨는 이곳에서 매달 한두번씩 장씨를 면회했다. 면회가 안되는 날에는 하루종일 교도소 담에 기대 앉아 있다가 어두워진 뒤에야 돌아오곤 했다.

이씨는 장씨가 석방되면 한두달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한 뒤 절에서 외부와 인연을 끊고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을 할 계획도 없고 자금도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내가 교도소에서 쓴 소설이 원고지 4천장 분량”이라며 “이 소설을 펴내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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