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인씨 10일 별세]언론외길 지킨 「대기자」

  • 입력 1998년 6월 12일 07시 04분


원로 언론인 홍종인(洪鍾仁)씨가 10일 오후8시 서울 영동세브란스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

고인은 25년 시대일보 평양지국 기자로 언론계에 투신한 뒤 조선일보 편집국장 주필 회장, 중앙일보 고문, 동화통신회장, 편집인협회 고문 등을 지냈다. 편집인협회 고문직을 끝으로 언론계 일선을 떠날 때까지 정 관계의 수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언론인으로서의 한길을 순수한 기자정신으로 지켰다.

언론인들 사이에 그의 별명은 ‘홍박(洪博)’. 오산고보(高普)졸업이 최종 학력이지만 각 분야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언론인들이 붙인 애칭이다.

74년말 정부의 압력을 받은 기업들이 당시 정권에 비판적인 논조를 견지해온 동아일보에 광고계약을 무더기로 해약한 ‘동아사태’ 때 12월28일부터 세차례에 걸쳐 개인 ‘홍종인’이름으로 5단 광고를 냈다.

그는 ‘언론의 자유와 기업의 자유’라는 제하의 이 의견광고에서 “동아일보에 실려야 할 신문광고에 대한 강제해약은 일시적으로는 어떤 힘의 작용으로 될 수 있었다 하더라도 이런 일은 감히 해서도 아니될 심히 위험한 권력 자신의 자해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인의 장례는 그가 창립을 주도했던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葬)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유수만(劉壽萬)여사와 순경(淳京·미국 샌프란시스코센터 이사장) 순국(淳國·재미사업가) 순구(淳球·녹십자 고문)씨 등 3남3녀가 있다. 발인은 14일 오전9시.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지는 경기 용인 공원묘원. 02―3410―0915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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