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귀환포로 양순용씨,45년만에 免役신고

  • 입력 1998년 4월 24일 10시 50분


『충성 신고합니다.일병 梁珣容은 1998년 4월24일부로 면역을 명받았습니다.이에 신고합니다』

북한을 탈출해 지난해 12월24일 두명의 딸고 함께 귀환한 국군포로 梁珣容씨(72)가 24일 오전 10시 육군회관에서 金東信육군참모총장에게 45년만의 때늦은 면역(免役)신고식을 가졌다.

북한에 억류된 국군 포로가 귀환한 것은 지난 94년 趙昌浩씨에 이어 두번째.

이날 전투복에 일병 계급장을 달고 군 복무를 완전히 마쳤음을 신고한 梁씨는 지난 45년간 간직해온 군인의 신분에서 민간인으로 돌아갔다.

梁씨는 한국전쟁중인 53년 7월 11일 육군 8사단 10연대 수색중대 이병으로 강원도 금성지구 전투에 참가했다.

그는 부대 배치 3일만인 53년 7월13일 적정 관측임무를 띠고 잠복초소에서 근무하던중 중공군의 공세가 시작되자 분대원들에게 적의 공격사실을 알린뒤 전투를 벌이던중 정신을 잃고 중공군에 붙잡혔다.

이후 국군포로들과 함께 이리 저리 끌려다니며 강제 작업동원 등 비참한 생활을 겪어야 했다.

포로수용소에 함께 수용됐던 국군포로 6백여명 전원이 함북소재 아오지 탄광으로 끌려가 3년간 탄광에서 채탄공으로 일해왔다.

탄광에서 일하던중 결혼해 딸 여섯을 뒀지만 출신성분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가해지는 온갖 차별은 비참한 생활보다 더 견딜 수 없었다.

그러던중 지난해 10월 식량을 구하기 위해 딸 두명과 함께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밀입국, 남한에 살고 있는 본처 朴옥임씨(72)와 남동생의 권유로 꿈에 그리던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귀환을 결심했다.

한편 이날 신고식에서 金東信육군참모총장은 梁씨에게 기념시계를 증정하고 함께 귀순한 梁씨의 두딸 등과 함께 국군포로의 실상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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