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화제인물]광고모델「탱크사장」 배순훈 정통부장관

  • 입력 1998년 3월 3일 20시 15분


“세계시장에 세탁기를 가장 많이 내다파는 업체가 어디지요.”

91년 대우전자 광주공장의 한 임원은 시찰나온 배순훈(裵洵勳)신임사장의 ‘엉뚱한’ 질문에 일순 당황했다. 50만대 생산규모에 불과했던 당시 대우전자 입장에서는 ‘세계’를 생각하기에 앞서 내수 선발업체를 따라잡기도 벅찬 시절이었다.

배사장은 ‘연간 4백만대 규모면 세계 상위권’이라는 이 임원의 답변이 떨어지자마자 “그렇다면 수년내에 6백만대 생산체제를 갖추면 정상기업으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며 즉석에서 회사 장기발전 계획을 수정했다.

바로 배순훈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의 사고스케일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 그의 ‘세계 1등주의’는 결국 대우전자의 세탁기 생산능력을 6년만에 6배로 키워냈다. 3일 새정부 각료인선에서 배신임장관은 유일하게 기업인 출신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다. 대우전자의 ‘탱크주의’광고를 통한 깨끗하고 친근한 이미지와 엔지니어출신으로 대기업 회장에까지 오른 스마트한 경영전력이 어우러져 그의 입각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

올해 초 대우 파리지역 본사로 파견된 배장관은 “자원이 빈약한 우리에게 정보통신은 국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몇 안되는 분야”라며 “탱크주의의 경험을 살려 정보통신의 기초부터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장관의 장인은 교육자로 이름이 있는 신집호(申集浩)씨이며 피아니스트 신수정(申秀貞)씨가 바로 그의 처형이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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