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도사태로 기업 신용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담보위주의 금융관행을 탈피하는 전기를 맞고 있습니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서는 사업성과 관련없이 자금을 조달하는 담보금융보다는 철저하게 사업성을 기준으로 하는 신용금융이 필요합니다』
한국신용평가㈜ 송태준(宋泰準)사장은 그러나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의 수준이 선진국 평가회사에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아직신용평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
즉 회계제도의 신뢰성이나 공시제도, 경영의 투명성보장 등 신용평가의 전제가 되는 제도적 장치가 취약한 상태에서 기업이 내놓는 회계자료만으로는 정확하고 공정한 평가를 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채권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하는 보증사채는 은행이 보증한다는 이유로 신용평가를 하지 못하게 돼있습니다.
따라서 신용평가시장은 무보증사채나 기업어음에만 국한돼 연간9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요』
요즘들어 기업뿐 아니라 은행까지도 「불패(不敗)신화」가 깨져 언제라도 망할 수 있는 상황이 된 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의 신용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송사장의 주장이다.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 하락은 그동안의 성장위주 영업전략과 금융시장의 급격한 환경변화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송사장은 『기업의 신용평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평가사들의 정확한 평가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송사장은 그동안 산업동향분석에만 초점을 맞춰온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그룹계열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경영자의 성향이나 경영능력 등도 집중평가하는 등 한국적 평가기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취임한 송사장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통계청장을 역임했다.
그는기존평가사업 외에도 개인신용정보나 기업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사업 분야를 대폭 강화, 한국신용평가㈜ 자체의 신용도를 높이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