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살 난 무용가는 정년이 10여년 남은 40대 중반의 음악가와 비슷합니다. 무용가들은 몸이 도구인 만큼 건강유지를 위해 매일 신경을 써야하며 활동기간도 다른 예술가의 절반 수준인 40세가 정년인 실정입니다』
스위스 로잔국제발레콩쿠르 창설자이자 스위스직업무용가협회장,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 스위스본부회장 로잔베자르발레단 명예회장 등 굵직굵직한 직함을 갖고 있는 세계무용계의 거장 필립 브라운슈바이그(68)가 한국무용협회와 중앙대예술연구소 초청으로 내한했다.
그는 지난 5일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열린 국제무용학술발표회에 참석, 「오늘날 직업무용가의 현실」이란 주제강연을 통해 『세계 무용계는 45년이후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으나 무용가의 사회적 지위는 공연예술가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무용가직업전환국제기구 회장이기도 한 그는 『무용의 사회성확보를 위해서는 무용가의 재교육과 함께 은퇴한 무용수들의 직업전환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모스크바콩쿠르 불가리아 바르나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발레콩쿠르의 하나로 꼽히는 로잔콩쿠르는 참가자격이 15∼18세의 비직업무용가로 한정돼 있으며 입상자에겐 유명발레학교 무료 입학과 연간 8천달러의 장학금이 주어지는 것이 특징. 그는 『오는 99년 27회 콩쿠르에 최태지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심사위원으로 위촉될 예정』이라며 『매년 30여개국에서 1백20여명이 참가하는 로잔콩쿠르에 한국 꿈나무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