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前 충남대 교무처장 신대현씨

  • 입력 1997년 6월 12일 09시 33분


대전에 사는 80년대 대학입학생들은 지난 87년6월15일을 잊지 못한다.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치며 1만여명의 학생이 경찰저지선을 뚫고 충남대에서 대전역까지 가두행진하던 날. 그런데 당시 시위현장에서 매우 주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뒤늦게 확인돼 화제가 되고 있다. 6월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구성된 「6월 민주항쟁 10주년 대전충남기념사업회」(상임대표 李明男·이명남 당진장로교회 목사)가 최근 대전MBC에 보관된 당시 시위현장 비디오테이프에서 현 건양대총장인 申大鉉(신대현·61·당시 충남대교무처장)씨를 발견한 것. 그는 1만여명의 시위대가 시내로 진출하다 대전서부경찰서 앞에서 경찰과 정면충돌위기에 돌입하자 시위대 전면에 나와 당시 대전서부경찰서장 薛柄善(설병선)총경에게 길을 터줄 것을 요청한다. 그는 『이 많은 인원을 억지로 저지해선 엄청난 비극이 발생한다』면서 『길을 열어주면 평화행진을 보장하겠다』고 설득한다. 녹화테이프에는 또 『나는 충남대 교무처장이다. 나도 목숨(직책을 의미한 듯함)을 걸고 나온 것이다』는 그의 긴박한 음성이 생생히 담겨있다. 결국 이같은 요청은 경찰청 안기부의 현장대책회의끝에 받아들여졌으며 그는 시위가 끝날 때까지 줄곧 시위대의 전면에 서 있었다. 기념사업회는 그가 학생과 경찰의 희생을 예방했다고 판단, 그를 「6월의 주인공」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신총장은 이같은 소식을 전해듣고 『당시 나를 믿고 길을 열어준 경찰 안기부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회고했다. 〈논산〓이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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