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건희 이번엔 징역 7년… 금품 받고 공직 판 ‘매관매직’ 단죄

  • 동아일보

김건희 여사가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 증거인멸 등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선고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 중계 화면 캡처
김건희 여사가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 증거인멸 등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선고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 중계 화면 캡처
김건희 여사가 인사 청탁 등을 대가로 2억9000만 원어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및 통일교 금품수수 사건에 대한 2심 재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주가 조작은 김 여사가 영부인이 되기 한참 전의 일이고, 통일교 금품 수수는 취임 초기에 벌어진 일이다. 여기에 비해 이번에 1심 판결이 나온 사건은 매관매직이라는 시대착오적 범죄 행위라는 점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반복해서 금품 수수가 이뤄졌다는 점 등에서 훨씬 무거운 형량이 선고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에서 김 여사는 수수한 금품에 대해 단순 선물이었다며 대가성을 부인해 왔지만 거짓임이 낱낱이 드러났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은 기업 활동에 도움을 받기 위해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 ‘나토 3종 세트’를 줬다고 시인했고, 김 여사가 “회사에 도울 일 없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더구나 이 회장의 사위는 김 여사에게서 격려 전화를 받은 직후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내정됐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는 1억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김 여사에게 건넨 뒤 총선 공천을 받았고, 낙선하자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재판부는 특히 김 여사의 범행 후 정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수사망이 좁혀 오자 범행을 은폐하는 데 급급했다. 뒤늦게 금품을 반환하거나 구매 대행을 시켰을 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또 가품을 구해 오빠의 장모 집에 숨겨놓는 방식으로 계획적으로 범행을 감췄다. 반클리프 목걸이에 대해선 처음엔 “빌렸다” “모조품이다”라면서 말을 계속 바꾸다 증거가 쏟아져 나온 뒤에야 “받았다”고 인정했다.

김 여사는 대통령(V)보다도 실세라는 뜻에서 ‘V0’로 불리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행세했다. 재판부는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이 공직자 인사, 정부 기관과의 계약, 여당 공천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청탁을 품고 피고인 김건희에게 접근해 금품을 제공한 사실은 피고인을 둘러싼 비공식적 청탁 구조가 특정 집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김 여사는 현재 통일교도의 국민의힘 집단 입당에 관여한 사건으로 또 다른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전대미문의 일이지만, 그것이 전부라면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


#김건희#인사 청탁#금품 수수#징역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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