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호 2026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자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기쁨과 슬픔, 상처, 분노 등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인생은 ‘고통의 바다’라 말하지만, 행복을 찾는 길은 존재한다. 어제의 기억에 후회하고, 내일을 걱정하면서 오늘의 소소한 행복을 놓치며 살아가지는 않는지 되돌아본다. 많은 사람이 출세, 부, 명예를 손에 잡히는 행복으로 여긴다. 이런 행복은 무게중심이 자기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밖에 있다. 그 무게중심을 자기 안으로 옮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의 모든 것을 끌어안고 극복하면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아모르 파티·amor fati)는 것과 오늘에 충실하며 내일은 최소한만 생각하라(카르페 디엠·carpe diem)는 것 또한 행복한 삶의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평정심이란 한발 물러서 상황을 관조하고 맥락을 성찰하며 숨 고르기를 하는 과정이 아닐까.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외부의 자극에 동요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세상은 공정하지 않으며 욕망은 끝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조금 덜 흔들린다. 쇼펜하우어가 말했듯 불필요한 주변을 정리하고 혼자 있는 시간의 충만함을 즐길 때 마음은 제자리를 찾는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앞에서 나의 마흔을 되돌아보니 안팎의 갈등을 겪으며 감정 기복이 심했던 것 같다. 물질적 풍요가 곧 행복과 직결된다는 가치관을 내려놓지 못하고 아집에 갇혀 있던 시간, 마음 한 자리 앉힐 가슴조차 내주지 못한 어리석음도 떠오른다. 내 안의 감정을 바라보게 하는, 밑줄 그은 문장들이 오늘은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더 깊고 절제된 지점에서 눈을 감아 본다. 무엇이 생각나고 상상되는지.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라고 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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