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INSIGHT]까다로운 디지털 고객 눈높이 맞추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4일 2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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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수없이 많은 콘텐츠가 있는데 막상 뭘 볼지 모르겠고, 신용카드에 모든 정보가 있지만 가계 관리가 어렵고, 가야 할 여행지는 많은데 관련 멤버십과 위시리스트를 찾으려고 하면 안 보이는 상황을 수시로 겪어 봤을 것이다. 소비자의 기대치는 늘 기술 혁신보다 한 발 앞선다. 기업이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해도 수준 높은 고객의 기대치를 따라잡지 못할 때가 더 많다.

불만 있는 소비자가 기업에 질문을 던져보고 만족스러운 답을 얻는 경우도 드물다. 경기 침체기에는 더욱 그렇다. 기업이 고객과의 상호작용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객 연결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곤 하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고객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려면 디지털 세상에서도 고객과 더 많이 대화하고 깊은 관계를 쌓아가는 ‘디지털 공감’에 힘써야 한다. 고객의 우려에 공감하고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며 문제가 제대로 해결됐는지 점검해 전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사람이 물리적으로 하던 일을 제거하거나 더 돋보이게 할 수도 있다. 가상 비서가 통화 대기 시간 없이 문의에 신속하게 응답한다든지,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침실 사진의 색상을 손쉽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휴대기기와 연동된 디지털 키를 만들면 호텔 투숙객의 체크인 과정을 없앨 수도 있다. 디지털 공감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핵심 원칙을 따라야 한다.

첫째, 고객에게 더 많은 통제권을 줘야 한다. 젊은 세대는 경험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며 클릭 몇 번이면 필요한 데이터를 얻는다. 따라서 고객이 스스로의 경험을 능동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5성급 호텔인 코즈모폴리턴 라스베이거스의 디지털 컨시어지 담당 챗봇 ‘로즈’는 고객의 모든 요청에 빠르고 완벽하게 대응한다. 로즈가 다른 비대면 서비스와 달리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도 객실 환경부터 룸서비스, 저녁 식사 예약, 청구서 문의까지 고객이 원하는 바를 직접 얻어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둘째, 사용이 직관적이어야 한다. 누구나 사용자 설명서 없이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디지털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전환되고 있는 디지털 온도조절기 ‘네스트’는 수동 조절이 가능하다. 네스트를 인수한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대다수 주택 소유자가 이 장치의 자동 모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사용자가 최소한의 개입으로 적정 온도를 맞추는 방식을 선호하며 복잡한 수동 조절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셋째,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영화를 볼 때 러닝타임이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다운로드가 얼마나 됐는지 등 진행률을 보여주면 고객은 훨씬 편안함을 느낀다. 물류 회사인 UPS는 배송 현황을 알려주는 데 이런 원칙을 적용했다. 창고에서 문 앞까지 배송의 각 단계를 고객이 탐색할 수 있도록 사전에 알림을 전송했다. 고객이 배송 트럭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택배의 도착 시간을 가늠할 수 있으면 그만큼 서비스 만족도도 올라간다.

마지막으로 실제 세상과 온라인을 통합해 체계화해야 한다. 고객 서비스 전략을 세울 때 디지털 영역과 물리적 영역 간의 장벽을 없애야 한다는 뜻이다. 저비용항공사 ‘제트블루’는 회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서 이런 접근 방식을 사용한다. 디지털을 회사의 다른 운영 활동과 연결된 핵심 채널로 활용했다. 회사의 트위터 게시물에서 기업 운영에 참고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 공항에서 승객 서비스를 하는 지상 근무자에게 즉시 전달하는 식이다. 이렇듯 고객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려면 디지털 세상과 실제 세상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도구는 지금껏 본 적 없는 파괴적 변화의 힘을 갖고 있다. 수많은 업계의 시장 질서에 영향을 미치고 기업에도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디지털 공감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네 가지 핵심 원칙을 수용해 고객 관계를 능동적으로 강화할 때 비로소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고객의 디지털 경험 개선을 위한 4가지 원칙’을 요약한 것입니다.

댄 매콘 L.E.K 글로벌 혁신 회장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디지털 경험 개선#4가지 원칙#파괴적 변화의 힘#디지털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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