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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檢 ‘코인’ 시세조종 첫 수사… 불법 엄단해 투자자 피해 막아야

입력 2022-12-02 00:00업데이트 2022-12-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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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회사가 발행한 가상화폐를 국내 거래소에서 직접 사고팔면서 시세를 띄운 업체 2곳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 업체가 법인 명의 계좌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서 코인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정황을 금융정보분석원이 적발해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코인 발행사의 자전(自轉)거래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조사 결과 L코인은 1년간 이뤄진 전체 거래량의 80%를 발행사가 직접 매매했고, 가격은 한때 4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M코인 역시 거래량의 60% 이상이 자전거래였고 최고 5배까지 가격이 올랐다. 코인 시장이 ‘작전 세력’의 놀이터가 된 셈이다. 두 코인 모두 국내 5대 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를 통해 거래됐지만, 고팍스 측은 시세 조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형 거래소마저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또 검찰은 테라·루나 발행사 관계자 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들이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부풀리고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점을 적시했다. 경찰은 이른바 ‘투자 리딩방’과 짜고 가상화폐 가격을 조종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로 다른 코인 발행사를 수사하고 있다. 올해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 테라·루나 사태, 위믹스 상장 폐지 결정 등이 이어지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 여기에 시세 조종까지 횡행하면 가상화폐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국내 코인 시장에서는 690만 명의 투자자가 하루에 5조 원 이상을 거래하고 있다. 이런 거대한 시장에서 불법과 반칙이 판을 쳐서는 안 될 일이다. 금융당국과 각 거래소는 코인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수상한 움직임을 조기에 적발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가상화폐와 관련한 불공정행위가 벌어져도 적용할 법률이 마땅치 않아 처벌을 피하는 일이 없도록 법제 정비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검찰과 경찰은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시세를 조종하거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는 세력이 코인 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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